中 선전·동관 코로나 봉쇄에 韓 기업 공급망 대란 우려

국내외 기업, 부품·완제품 공급 지연 예의주시...장기화 대책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22/03/15 16:11    수정: 2022/03/16 07:27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선전(深圳)·동관 등 주요 전자제품 생산 거점을 오는 20일까지 봉쇄했다. 현지 소재 OEM·ODM 업체에 제품 생산을 위탁하는 국내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동관은 생활가전제품, 키보드·마우스, 모니터 등 소형 제품과 전원 어댑터 등 전원·전력 관련 제품 생산 업체가 밀집한 곳이다. 제품에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전원 어댑터 등 공급 지연으로 국내 시장 판매나 제품 출시가 지연될 우려도 크다.

중국 선전 화창베이 전자상가. (사진=지디넷코리아)

■ 중국 정부, 20일까지 선전·동관 봉쇄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선전과 동관 등에 오는 20일까지 봉쇄조치를 시행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이후 오미크론 변이주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 이상 발생하자 취해진 조치다.

이 조치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버스와 지하철 등 모든 교통수단 운행이 중단되고 식량 조달 등 필수 목적 이외 외출도 제한된다. 거주 주민들은 3회에 걸쳐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강력한 조치다.

중국 선전 소재 화웨이 옥스혼 R&D 캠퍼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중국 정부 조치에 따라 아이폰을 생산하는 선전 소재 폭스콘 공장도 휴업에 들어갔다. 선전 소재 화웨이 본사도 마찬가지다.

■ 국내 업체들 "선전보다 동관 봉쇄가 더 심각"

특히 선전은 폭스콘 등 소재지로 관심을 모았다. 국내외 주요 언론 역시 주로 아이폰 생산 차질 여부에 관심을 두었다. 그러나 국내외 제조사·유통사 관계자들은 "선전보다 동관 봉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성평가현황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국내 전파인증을 통과한 제품 중 중국 동관 소재 업체가 생산한 제품은 총 198개나 된다.

올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국내 전파인증을 통과한 제품 중 일부.

이케아, 드롱기, 시그니파이 등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생활가전제품, 키보드·마우스, 전원 어댑터 등 소형 제품부터 모니터, 복합기 등 대형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동관 소재 업체에서 공급받는다.

■ "이미 생산 차질 시작...장기화 우려"

동관 현지 업체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공급받을 예정이었던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동관에서는 3명 이상이 함께 이동할 수 없는데다 대중교통도 운행을 중단했다. 일할 사람이 모이지 않아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관에서 완제품, 혹은 부품을 공급받는 국내 업체들이 많은데 납기일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내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는데 고객사가 이런 사정을 이해해 줄지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동관 소재 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PC 관련 업체 관계자는 "기존 확보한 부품 물량이 어느 정도 있지만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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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던 2020년 1월 진원지인 우한을 봉쇄하고 춘절 연휴를 연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치솟던 3월 이후 거의 모든 대도시를 봉쇄하면서 공급망 문제가 불거졌다.

국내 업체 관계자들 역시 당시와 같은 공급망·물류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선전 뿐만 아니라 동관 등에서 부품과 완제품을 공급받는 국내 업체가 많아 봉쇄가 길어지면 제품 공급 지연 등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