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삼성전자 주주총회 전자투표 시스템이 문을 열었다.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제 53기 정기 주주총회는 이달 16일이지만, 15일까지 삼성전자 주주들은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미리 행사하거나 위임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지분율 1% 미만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500만명을 넘었다. 너도나도 주식을 사는 '동학개미' 열풍에서 삼성전자가 '국민주'로 입지를 재확인하며 국민 10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주주가 됐다. 삼성전자 소액 주주인 기자는 어제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해 온라인 주총 전자투표는 무엇인지, 의결권은 어떻게 행사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 24시간 내내 어디서든, K-VOTE에서 의결권 행사
9일 오후 8시 20분 한국예탁결제원(K-VOTE) 전자투표 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전자투표는 24시간 내내 PC와 스마트폰으로 참여할 수 있다. '내 손안의 주주총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공동인증서 또는 카카오페이·통신사의 민간 인증서를 활용해 로그인하면 투표·위임 가능한 회사가 안내된다. 기자의 페이지에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총 19주 행사 가능하다는 뜻을 담은 아이콘이 나왔다.
투표 화면에서는 각 의안별 찬성, 반대, 기권 의사를 나타낼 수 있다. 이번 주주총회의 안건은 크게 세 가지다. 제 1호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제 2호 '이사 선임의 건', 제 3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다.

의결권을 행사하기에 앞서 페이지 상단에 있는 '주주총회 소집 공고문'을 내려받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달 15일 올라온 공고문과 같은 내용으로, 이번 주주총회의 운영방식과 각 의안별 핵심 내용을 알 수 있다.
먼저 제 1호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관련해 손익계산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79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51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재작년 매출액은 236조2600억원, 영업이익은 35조9500억원이다. 1년 동안 매출액이 18% 증가했다.
연결 재무상태표를 보면,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218조1000억원, 보통 1년 안에 갚아야하는 유동부채는 88조1000억원이다.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당장 갚아야 하는 돈보다 2.5배 가까이 많다. 보통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2배 이상 많으면 위기 대응 능력과 투자 여력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 사내이사 라인업, 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소집공고를 몇장 넘겨보니 선임을 앞둔 사내·외 이사의 약력과 회사의 추천 이유가 나왔다. 사내이사로는 경계현 DS부문장, 노태문 DX부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DS부문 메모리 사업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소집공고에 따르면 경계현 DS부문장은 반도체 전문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 100조 시대 개척,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은 갤럭시S 개발에 기여한 스마트폰 전문가다. 폴더블폰과 5G통신 신시장 공략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선점이 그가 해결할 과제다.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은 재무 전문가로, 기획·재무·인사 등을 담당해 선임되면 중장기 투자 전략을 검토한다.
이정배 DS부문 메모리 사업부장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3년 만에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 도입 및 극자외선 EUV 공정기술 개발과 7세대 V낸드 원가경쟁력 강화 등 초격차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사외이사에 기후·환경,금융 전문가
선임을 앞둔 사외이사는 김한조, 한화진, 김준성이다. 특히 한화진 후보자는 대통령실 환경비서관과 한국환경연구원 부원장직을 거친 기후·환경 전문가다. 이사회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ESG에 관한 인식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김한조 후보는 1982년부터 외환은행의 기업금융과 여신분야를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이자 회계·재무전문가로, 김준성 후보는 싱가포르, 뉴욕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 오랜 기간 주식 시장 분석 능력과 투자경험을 쌓은 금융 전문가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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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집 공고를 읽은 뒤 각 의안별 찬성, 반대, 기권 중 의사를 표시하고 '전자투표 행사' 버튼을 누르면 다시 본인 인증을 해야한다. 처음 로그인할 때와 마찬가지로 인증을 마치면 된다.
전자투표 시스템 개설 기간 내에는 의결권 행사를 철회하고 다시 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제 53기 정기 주주총회는 이달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