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당뇨 환자 치료 단서 찾았다

UNIST, 당뇨 악화 원인인 엔도트로핀 억제하는 유전물질 밝혀내

과학입력 :2022/03/07 12:00    수정: 2022/03/07 16:17

당뇨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비만이다. 비만은 20-30대 당뇨 환자 급증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당뇨와 비만의 연결고리로 알려진 엔도트로핀 분비를 억제하는 유전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리보핵산-29(miRNA-29)'라는 유전물질이 엔도트로핀 분비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7일 밝혔다. 이 유전물질이 엔도트로핀을 콜라겐으로부터 분리해내는 효소의 합성을 막는 원리다.

엔도트로핀은 세포를 둘러싼 제6형 콜라겐에서 잘려져 나온 신호전달물질로, 비만 환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지방세포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조직을 딱딱하게 섬유화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당뇨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가 2012년 처음 발견했다.

박 교수팀은 일반인과 비만인의 지방조직을 대조 분석해 엔도트로핀을 분리해내는 단백 분해 효소(MMPs)를 찾아냈다. 또 miRNA-29로 이 단백 분해 효소의 합성을 억제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HIF1a 단백질이 이 단백 분해 효소와 제6형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엔도트로핀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밝혔다. HIF1a는 암처럼 세포가 과다 증식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일 때 합성되는 전사인자 단백질이다.

miRNA-29를 고지방식을 먹여 살찌운 쥐의 지방조직에 투여하자 대조군 쥐에 비해 세포의 염증, 섬유화,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방조직에서 HIF1a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도록 유전자 변형된 쥐에서 그 효과가 더욱 뚜렷이 나타났다. 

miRNA-29의 효과와 HIF1a 억제제·miRNA-29 병용 치료 전략 모식도 (자료=UNIST)

박 교수는"이 실험 결과는 HIF1a 억제제를 miRNA-29와 병용 투여하면 세포 독성은 억제하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HIF1a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 치료 방식은 세포 독성 때문에 고용량 처방이 어렵다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 섬유화, 간암, 유방암 등 엔도트로핀 생성이 많이 일어나는 다양한 염증성, 섬유화 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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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 의료기술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 선도연구센터 (SRC), 기초연구(중견)지원사업 및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R&D 사업지원으로 수행했다. 국제학술지 '당뇨(Diabetes)'에 온라인 선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박지영 교수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엔도트로핀 생성을 원천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