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의 러시아 수출 제한 의무 참여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러시아 수출 제한 여부를 한국 정부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미국 정부의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의거 러시아 수출 통제 면제 국가에 한국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FDPR은 미국이 아닌 나라가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설계를 썼다면 미국 정부가 수출을 금지할 수 있게 한 제재 조항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려고 FDPR 규제를 발표했다.
국내 기업은 미국 상무부가 아닌 한국 산업부로부터 허가 받으면 러시아로 수출할 수 있다. 면제국에 포함되지 않으면 국내 기업이 러시아 현지 자회사 등으로 정보기술(IT)·자동차 부품 등을 보낼 때 미국 정부 심사를 받아야 했다. 첨단 기술이 러시아에서 군사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미국이 판단해서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겠다면서 미국과 비슷한 제재를 내놓은 유럽연합(EU)은 따로 관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EU,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미국 주도 정보 동맹 ‘파이브 아이스(Five-Eyes)’ 회원국, 일본이 면제됐다.
관련기사
- 한국 반도체 러시아 수출 제한…미국 제재 동참2022.02.25
- 미국, 반도체·컴퓨터 등 러시아 수출 통제2022.02.25
- 한·미, 인프라·공급망·기후변화 원칙 같이 만든다2021.12.22
- 한·미, 공급망 회복과 탄소중립 협력 다짐2021.12.16
뒤이어 한국도 미국이 이끄는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며 “무력 침공을 막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 사회 노력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 달립 싱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만나 한국을 러시아 수출 통제 관련 FDPR 면제 국가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같은 국제 사회와 비슷한 수준으로 러시아 수출을 통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