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英 이어 美에도 도발…"로켓 엔진 안 팔아"

과학입력 :2022/03/04 10:31    수정: 2022/03/04 17:23

러시아 연방우주국(ROSCOSMOS)가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대한 대응해 더 이상 미국에 로켓 엔진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IT매체 더버지가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국 국장은 러시아24TV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 우리는 러시아 NPO 에네르고마시가 생산한 로켓 엔진의 미국 배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로켓 엔진을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RD-180 엔진을 탑재하고 우주로 떠나는 ULA 아틀라스 V 로켓의 모습 (사진=ULA)

또, "그들이 빗자루던 뭐든 다른 물건을 찾아 날아가게 놔두라,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 美 우주기업, ULA·노스롭그루먼에 영향

이 같은 결정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 국방부의 우주 협력사 ULA(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을 실어다 주는 노스롭그루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두 회사 모두 러시아 NPO 에네르고마시에서 만든 엔진을 탑재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ULA는 자사 로켓이 미국산 엔진으로 장착된 새 로켓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스롭 그루먼의 경우에는 향후 로켓 발사가 중단될 수 있다.

■ 대안은 있나?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투자회사인 ULA는 러시아의 RD-180 엔진을 사용해 지난 20년 간 우주발사체 아틀라스 V 로켓에 동력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침공한 후 미국 의회는 러시아 로켓 엔진을 사용하여 국가 안보 위성을 발사 하는 것을 금지했다.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발사 모습 (사진=스페이스X)

이후 ULA는 미국산 엔진을 사용하는 벌칸(Vulcan)이라는 새로운 로켓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ULA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벌칸용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을 선택했다. 하지만, BE-4라고 불리는 이 엔진의 개발은 당초 계획보다 몇 년 더 지연된 상태로, 아직 개발이 완료된 상태는 아니다.

또, 노스롭그루먼 로켓을 사용하지 못해도 NASA가 ISS에 화물을 보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있다. 이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 팔콘9 로켓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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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36기 원웹 위성이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려 4일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거부로 발사가 취소됐다. (사진=러시아연방우주국 트위터)

하루 전인 2일 러시아는 영국의 러시아 제재에 맞서 우주탐사업체 원웹의 인터넷 위성 발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원웹 위성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영국 정부가 원웹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위성 발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