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 체제 ‘네카오’, 글로벌·메타버스 집중

이달 새 대표 체제 출발…소통→글로벌·메타버스로 '무게추'

인터넷입력 :2022/03/03 07:46    수정: 2022/03/03 08:07

네이버·카카오가 이달 수장을 교체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네이버는 1980년대생 젊은 대표를, 카카오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핵심 인력을 각각 사령탑으로 내세워 '소통 경영'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글로벌 시장 선점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 경쟁력 확보에 힘을 준다는 방침이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신임 대표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카카오는 지지난달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 신임 대표로 내정된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29일 이사회를 거쳐 선임할 예정이다.

1981년생 젊은 대표…"임직원들과 적극적인 왕래" 

최수연 신임 대표 내정자는 2005년 네이버에 입사해, 4년 동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에서 근무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최 내정자는 2009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활동하다, 네이버엔 2019년 다시 합류했다.

최 내정자는 인수합병(M&A)과 지배구조 등 분야 변호사로 경력을 쌓아온 만큼, 국내외 기업 환경은 물론 회사 간 딜(거래)에서 전문성을 갖췄다. 아울러 1981년생으로, 올해 41세 젊은 나이다. 최 내정자는 작년 말 대표로 내정된 후 직원들과 적극 왕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올 초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된 ‘코드데이’에 최 내정자가 사전 예고 없이 참석해 300여명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며 “100명가량 직원들과 900분 동안 소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취임 전 내부 결속을 다지겠단 행보다.

게임 업계 정통한 카카오 전문가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1972년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한게임을 설립했다. 이후 CJ인터넷, 위메이드 대표를 지내다 2016년 카카오게임즈 수장에 올랐다. 경력에서 보이듯, 게임 업계에서 잔뼈 굵은 인물이다.

김범수 의장과도 돈독한 사이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장과 20년 동안 대부분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데,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대표 내정 후) 기쁘고 감사하기도, 한편 원망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이) ‘잘 부탁한다’ 정도만 말했다”고도 했다.

남궁 내정자 역시 임직원들과 소통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카카오엔 열정적인 직원이 많다”면서 “이들과 함께라면 (대표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엔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 15만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①네이버, 글로벌 시장 방점…제페토 외형 확장도

양사 새 대표는 먼저 조직 안을 들여다본 후,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작년부터 네이버, 카카오 모두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분야와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에 공통으로 힘을 주고 있다. 이런 기류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작년 말 최 대표 내정과 동시에 트랜지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글로벌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수연 내정자가 M&A에 강점을 지닌 까닭에, 유망 회사 인수를 통한 외형 확장도 예상된다. 

네이버가 지난해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할 때도, 최 내정자가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콘텐츠 분야에서 7천억원가량 매출과 50%를 웃돈 성장세를 나타낸 가운데 웹툰과 지식재산권(IP) 사업 확대에 있어, 최 내정자 역량이 활용될 공산이 크다.

제페토도 전진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전 세계 3억명에 달하는 이용자 중 중국, 일본 등 해외 사용자 비중이 약 90%다. 북남미·유럽 등 지역에서도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근래 네이버제트는 싱가포르 블록체인 개발사 헤더라크(Haderech)와 국내 가상인간 개발사 페르소나스페이스에 각각 약 11억원, 1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는 제페토월드·스튜디오와 아이템 거래 등을 중심으로 운영한 제페토에 대체불가토큰(NFT), 게임 등 포트폴리오를 곁들여 해외 이용자 유입을 늘린다는 시나리오다. 지난달에도 미국 모바일게임 개발사 브레이브 터틀스(Brave Turtles)와 싱가포르 서비스 기업 굿갱 랩스(GOOD GANG Labs)에 사업 시너지 목적으로 총 5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②카카오, 메타버스 중심으로 사업 전개

남궁 대표 내정자는 메타버스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내외부 TF로 VTF, OTF를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VTF가 카카오톡과 유사한 텍스트 중심이면, OTF는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에 무게를 뒀다.

그간 지인 중심의 카카오톡에 힘을 실었지만, 앞으로 관심 기반의 오픈채팅으로 범위를 넓혀 비지인 소통 체계까지 아우르며 메타버스 세계를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국내에 한정한 카카오톡 이상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그림이다.

남궁 내정자는 “내부 TF에서 계획하는 내용 중 상당수 아이디어를 카카오게임즈에서 가져왔다”며 “카카오브레인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넷마블 메타버스 자회사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게임즈 역시 최근 출범한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임원사로 합류했다.

카카오엔터 IP 형태의 아바타와 카카오게임즈의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 그리고 카카오브레인에서 딥러닝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가상 인간 제작 기술, 가상 얼굴을 만드는 '닉페이스 프로젝트' 등 공동체 역량을 집대성하겠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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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를 중추로, 사업 영역을 살펴보고 있다고도 했다. 남궁 내정자는 “과거 회사만 수익을 얻는 구조에서 벗어나, 메타버스에선 개인도 돈을 벌 수 있는 형태”라며 “블록체인 사업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성과가 가시화하면, 자연스레 해외 시장에서도 사업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남궁 내정자 견해다.

그는 “계열사 174곳 중 해외 법인이 42개로 (글로벌 진출 비중이) 작지 않다”면서 “카카오 정도면 국내 사업 확장보다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라’는 국민 명령에 가까운 메시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룹 차원의 중앙집중적인 해외 전략을 펼칠 때”라면서 “픽코마와 카카오게임즈 재팬을 재무적으로 통합해 일본 사업을 크게 펼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