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17종 이상을 출시하고 2030년 세계적으로 187만대를 판매해 점유율을 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2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목표가 달성되면 현대차는 지난해 14만대에 그쳤던 전기차 판매량을 10년내에 13배 이상으로 확대하게 된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 초반에서 2030년 7%로 뛰고, 현대차그룹 기준 지난해 6%에서 2030년 12%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전기차 판매 비중도 지난해 4% 수준에서 2030년 36%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현대차 판매 중심축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완전히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같은 목표를 실현하고자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미국 전체 판매의 58%에 해당하는 53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해 점유율 11%로 올리고 유럽에서도 69%를 차지하는 48만대를 판매해 점유율을 6%까지 올릴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36%에 해당하는 29만대를 팔아 점유율 58%를 목표로 한다.
전기차 제품군은 현대차 11종, 제네시스 6종 이상 등 17종 이상으로 확대한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6, 2024년 아이오닉 7을 차례로 내놓으며 2030년까지 ▲SUV 6종 ▲승용 3종 ▲소상용 1종 ▲기타 신규 차종 1종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수익성이 높은 SUV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 특화 전략형 모델을 출시해 2030년 연간 152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 출시하는 데 이어 2030년까지 전기차 제품군을 ▲SUV 4종 ▲승용 2종 등 6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로서 차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2030년 전기차 35만대 판매로 세계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2%를 달성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확대 방안으로 생산 효율화·최적화를 추진하고 안정적인 배터리 물량 확보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배터리 종합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2030년 전기차 187만대 판매에 필요한 170GWh 배터리 확보를 위해 글로벌 톱티어 배터리 업체들과 우호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제휴를 맺어 주요 지역에서 배터리 현지 조달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더해 리튬인산철 배터리까지 배터리 타입을 다변화해 다양한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고 배터리 공급 업체를 추가 확보, 가격 경쟁력을 개선할 계획이다.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 생산 시설은 전동화에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으로 신속 전환하고,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제조 원가를 낮출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완공되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곳에 도입될 유연한 생산 구조와 선진 물류 시스템은 향후 현대차 전 세계 공장으로 확대 적용된다.
전기차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도 생산을 적극 확대할 예정이다. 연내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는 인도네시아 공장이 대표적인 예다.
배터리·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도 2025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 전기차 제품군 확대와 상품성 강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IMA로는 승용 전기차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플랫폼 'eS'가 있다.
eM은 E-GMP보다 공용 범위가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주행 가능 거리가 아이오닉 5 대비 50% 이상 개선되는가 하면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다.
eS는 스케이트 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 차량호출 등 기업 간 거래 수요에 대응한다.
2025년에는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올 커넥티드 카' 구현에 나선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새로운 차를 타는 듯한 경험과 커넥티드 시스템을 통해 생성된 데이터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화 및 제어기 무선 업데이트 기능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도입과 통합 제어기 적용으로 개발 복잡성을 낮춰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GV60에 처음 탑재된 제어기 무선 업데이트 기능은 올해 말부터 모든 신차에 탑재한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매진한다. 내년부터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미국서 상용화하는 한편 올해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라이드' 서비스도 올 상반기 국내 주요 도시에 시범 도입하고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상용화한다.
현대차는 이같은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통해 2030년 전기차 영업이익률을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모델당 판매대수를 지난해 2만대 수준에서 2030년 11만대로 확대하고 생산 최적화 등을 추진해 영업이익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수익성 극대화를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투입될 액수는 95조5천억원이다. ▲R&D 투자 39조1천억원 ▲설비투자(CAPEX) 43조6천억원 ▲전략투자 12조8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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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전동화 부문 투자액은 19조4천억원이다.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와 전동화 부품 선행 기술 개발, 전용 공장 및 라인 증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관련 다양한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은 "중장기 수익성 목표 달성으로 추가적인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전동화 전략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