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경제적 제재에 대한 대응책으로 암호화폐를 주목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크립토데일리는 26일(현지시간) 이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암호화폐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나, 최근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규제 초안을 발표하는 등 급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행보가 우크라이나 침공 시 개시될 서방권의 경제 제재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는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지난 24일 러시아의 달러·유로·파운드·엔화 거래를 제한하고, 러시아 군대의 자금 조달과 증강을 위한 능력 차단, 러시아 대형은행에 대한 제재 등 을 담은 경제 제재안을 발표했다.
러시아가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비트코인 믹서 등 암호화폐 관련 수단에서 이런 제재 영향을 줄일 방법을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믹서의 경우 거액을 유통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긴 어렵다고 봤다.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이런 대응에 나설 경우 현재로선 경제 제재 효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경제 제재 회피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충분히 대비하지 않고 있다고 지난 25일 지적했다. 미국 전 재무부 차관이자 메타가 주도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디엠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튜어트 레비를 통해 이런 지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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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는 금융 당국과 사법부를 지원할 신원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은행 등 중개자 없이 자산을 옮길 수 있는 분산형 금융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금융거래를 하는 데 있어 중개자 없이, 신원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면 이는 제재 회피 가능성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재무부가 러시아에 금융 제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