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러시아 수출 제한…미국 제재 동참

러시아에 한국 반도체 공장 없어…수출 비중 적어 큰 타격은 없을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2/25 18:51    수정: 2022/02/25 19:59

한국 반도체도 러시아 수출이 제한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에 한국도 동참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경제에 즉시 가혹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며 “러시아 군대와 첨단 기술에 피해를 주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며 “무력 침공을 막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 사회 노력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사진=AP=뉴시스)

미국은 반도체·통신·정보 보안 장비·레이저·센서 등의 러시아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미국이 수출을 막는다고 해도 한국 반도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한국의 러시아 반도체 수출 규모가 적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반도체는 7천400만 달러(약 890억원) 규모다. 전체 반도체 수출의 0.06% 수준이다.

러시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은 없다.

이번 사태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이 막힐 가능성도 많지 않다고 국내 반도체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재료 재고가 충분하다”며 “다른 나라에서 들여올 수도 있는 품목이라 충격이 미미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반도체 공정에 쓰는 크립톤 등 희귀 가스 재고를 석 달치 이상 비축하고 수입을 다변화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크립톤은 반도체 회로 모양을 뺀 부분을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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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서 벨라루스군과 합동 훈련하고 있다.(사진=AFP=뉴스1)

다만 갈등이 길어지면 그 일대에서 채취하는 반도체 재료 가격이 뛸 수 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빼앗자 네온 가스 가격이 10배 이상 치솟았다. 네온은 반도체 실리콘 기판(Wafer·웨이퍼)에 미세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에 사용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네온 중 우크라이나산이 23%, 러시아산은 5%다. 2020년에는 우크라이나 수입 비중이 52%였다. 크립톤을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비중은 30%, 러시아 비중은 17%다.

미국은 중국 정보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에 가했던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으로 러시아 경제도 제재하기로 했다. 제3국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 기술이 들어갔다면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 화웨이는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 TSMC에서 칩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30%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