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제재 동참...삼성·LG 등 전자업계 '예의주시'

수출 통제, 원자재 및 물류난으로 수익성 악화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2/02/25 16:01    수정: 2022/02/25 17:17

정부가 미국 등 국제 사회의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국내 IT 및 가전업계 또한 비상이다. 수출이 막히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와 물류비 인상, 환율 리스크 등으로 현금 흐름과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對러시아 수출통제에는 군사전략물자를 비롯해 전자·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센서·레이저, 항법‧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등 7개 분야 57개 품목이 적용된다. 여기에 특정 미국산 기술·SW를 활용한 제3국 생산제품에 대한 역외통제(해외직접제품규칙·FDPR)도 포함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사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스마트폰, TV, 가전제품, IT 부품 등 수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30%대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또한 러시아서 1위다.

삼성전자 칼루가 TV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분야에서 삼성과 1위를 다투고 있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러시아 지역 연간 매출은 1조6천634억원으로 전체 중 2.8%를 차지한다.

삼성그룹은 러시아에 9개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삼성전자는 'Samsung Electronics Rus Company LLC'와 'Samsung Electronics Rus Kaluga LLC' 2곳을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와 모니터를 생산한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 'LG Electronics RUS, LLC' 1곳을 설립해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과 판매를 하고 있다.

LG전자 러시아 루자 공장 전경(사진=LG전자)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지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주로 러시아 내수와 독립국가연합(CIS) 일부에만 공급되고 있어 전체 공급망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면서도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현지 시장 위축 등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후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유가가 오르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물류비 인상, 환율 리스크 등이 발생되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3일 기준으로 유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물 가격은 배럴당 92.1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올랐다. 니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95% 상승했고, 코발트(42.25%). 유연탄(23.67%), 알루미늄(34.03%) 등도 크게 올랐다.

또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로부터 반도체의 생산에 필요한 네온, 아르곤, 크립톤 등 가스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반도체 소재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세계 네온가스의 70% 이상을 생산한다.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인해 가전제품 가격 또한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관련기사

삼성전자 측은 "러시아의 침공이 어제 발생된 만큼 당상 어떤 솔루션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 또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러시아 침공에 앞서 지난달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한국인 직원을 폴란드 등 인근 국가로 이동시키거나 한국으로 귀국조치 했다. LG전자 또한 지난달 우크라이나 주재원들을 모두 철수시킨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