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우주정거장에도 불통 튄다

2030년 임무 종료…미국·러시아 긴장 고조로 공조 힘들 수도

과학입력 :2022/02/24 15:49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 간에 긴장이 높아지면서, 2030년 말 임무가 종료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최후도 바람 앞 등불 신세가 됐다.

IT매체 엔가젯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노후된 ISS를 어떻게 처리할지 분석하는 기사를 23일(현지시간) 실었다.

그 동안 NASA는 로켓 발사체나 고장난 인공위성 등 우주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시켜 마찰열로 소각하는 방식을 써왔다. 하지만, ISS는 로켓이나 위성과 달리 규모가 커 커다란 파편이 지구로 추락하는 불상사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우주정거장의 모습(사진=NASA/ESA/토마스 페스케)

과거에도 스카이랩, 미르 등 우주정거장, 지구로 떨어져

과거에도 우주정거장이 폐기되는 일은 종종 있어왔다. 미국이 1973년 5월 발사한 저궤도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은 1979년 7월 통제불능 상태로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공기 마찰로 소각되는 것을 감안해도 규모가 약 77톤으로 파편 피해가 우려됐다. 

다행히 마찰로 대부분 소멸됐고, 남은 잔해는 인도양과 호주 사막에 떨어져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스카이랩 파편에 대비한 헬멧이 개발돼 엄청나게 팔려나가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2001년 폐기된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는 스카이랩보다는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최후를 맞았다. 먼저 우주정거장 궤도를 약 225km으로 낮추고,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바꾸는 무인 우주선을 우주정거장에 붙인 다음 다음 사람이 없는 남태평양에서 우주정거장을 떨어뜨렸다.

우주 민폐가 된 톈궁 1호

하지만, 가장 최근인 2018년 4월에는 통제불능에 빠진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가 남태평양 칠레 앞바다에 떨어지는 일도 있었다. 이 역시 피해는 없었지만, 1년 넘게 지구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 민폐 사건으로 기록됐다.

NASA는 다가오는 ISS의 죽음에 대해 오랜 준비를 하고 있다. NASA에서 ISS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커크 셔먼은 2011년 인터뷰를 통해 "많은 연구를 했다. 그것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물 속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ISS가 지상으로 떨어져 인명 피해가 날 위험은 1만 분의 1보다 적다고 NASA측은 밝혔다.

사진=NASA

NASA는 ISS 최종 퇴역일 1년 전부터 현재 고도인 약 386km에서 ISS를 서서히 하강시킨 다음, 무인 우주선을 보내 ISS를 지구 안전한 곳으로 보내 떨어뜨릴 예정이다. ISS에 있던 우주인들은 ISS가 고도 185km에 도달하기 전 지구로 대피하게 된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협력, 앞으로 이어질까?

하지만, NASA는 아직 여기에 사용하게 될 무인 우주선을 결정하지 않았다. 그 동안에는 주로 러시아 연방우주청 로스코스모스의 프로그래스 우주선을 사용하곤 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러시아의 협력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또, 러시아는 작년에 2025년 이후 ISS 프로젝트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밝히며, 2030년 러시아 자체의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ISS에 대해 선을 그은 상태다.

관련기사

때문에 ISS 최후를 위해 아직은 개발 중인 유럽우주국(ESA)의 무인우주선 ATV이나 NASA의 차세대 우주선 오리온이 쓰일 수 있다고 엔가젯은 전했다.

NASA는 작년에 "NASA는 스테이션의 안전한 궤도 이탈 계획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으며 여러 옵션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