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 도입 성공에 힘입어 광고 사업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반면 메타는 이 정책 탓에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애플의 광고 사업 매출은 지난해 37억달러(4조4115억원)로 전년(2020년) 보다 238% 증가했다. 지난해 4월 iOS14로 업데이트하면서 ATT 정책을 처음으로 도입한데 따른 결과다.
애플의 광고 사업 중 서치광고 부문은 ATT 구현 덕분에 지난해 전년 대비 264% 증가한 35억달러(4조173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애플의 ATT 정책은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할 때 반드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애플 iOS는 광고주 식별자(IDFA)가 활성화돼 있었다. 앱 사용자가 개인정보 수집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광고주들은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이를 '옵트아웃'(Opt-out) 방식이라고 한다. 반면 새로운 ATT 정책은 개인정보에 동의 표시를 한 사용자만 개인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이다.
옴디아는 "애플의 수익성을 다양화하기 위해 ATT를 도입해 광고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광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 미만이다. 또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경쟁사인 구글과 메타의 점유율이 각각 28%, 21%를 차지하는데 애플은 0.7%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ATT 도입이 전체 광고 시장에 주는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에 이어 구글 또한 올해부터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 정보 추적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의 이번 조치로 메타 등 '맞춤형 광고' 수익에 의존해온 IT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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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메타는 지난해 부진한 광고 수익 실적의 원인을 애플의 ATT 도입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초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 변경에 따른 매출 손실액이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옴디아는 "애플이 단기간에 구글, 메타, 아마존의 광고 사업을 위협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른 전망을 내놨다. 이어 "애플은 향후 몇 년 동안 광고 시장에서 성장해 나가지만 신중한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브랜드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