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로봇 '리쿠', 어르신 디지털 정보격차 줄인다

서울디지털재단 강요식 이사장, 올해 노인 2천명 교육 목표

홈&모바일입력 :2022/02/18 15:49    수정: 2022/02/18 16:38

"리쿠야, 카톡 사용법 알려줘~"

나이 세 살, 키 44cm, 몸무게 2.5kg. 어린아이 보다 조금 작은 앙증맞은 로봇 '리쿠(LIKU)'가 윙크를 하며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어르신들에게 카카오톡 사용법부터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가르친다.

리쿠는 서울디지털재단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부터 어린이 디지털 교양 교육과 어르신 디지털 정보 격차해소를 목적으로 도입한 학습용 휴머노이드 교육 로봇이다. AI스타트업 토룩이 만들었다. 노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 사용법을 알려주고, 각종 금융 사기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어르신들이 보이스피싱에 경각심을 갖도록 가르친다. 가령, 모바일 메신저 앱이라면 프로필 등록, 메시지·사진 전송법을 안내하고, 리쿠와 연동한 스마트폰 화면의 진행 상황에 맞춰 단계별로 진행을 보조하는 식이다.

리쿠는 사람과 간단히 대화하고 이족보행으로 걸을 수 있다. 몇 살이냐는 물음에 "세 살이예요"라고 답하고, 오늘 날씨를 알려달라고 하면 기온과 체감 온도를 즉석에서 말해준다. 주변 상황을 감지할 수 있어 머리를 쓰다듬으면 "리쿠!"라는 음성을 내며 두 눈을 깜빡이며 반응하기도 한다. 사람의 얼굴, 이름, 감정, 성향을 학습할 수 있는 인지능력도 갖췄다.

교육용 휴머노이드 로봇 '리쿠'가 사람의 말과 손 움직임에 반응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리쿠)는 같은 질문을 계속 물어도 불평 없이 대답한다"며 실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교육용 로봇의 장점을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또 "리쿠의 동작 속도가 보통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 익숙치 않은 어르신에겐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강 이사장은 리쿠에 애정이 각별하다. 코로나發 4차 산업혁명 기술 고도화에 따라 디지털 전환 여부가 국가의 명운을 정하는 시기에 지역이나 세대간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고 기술과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강 이사장의 평소 소신이다.

강 이사장은 올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로봇 리쿠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리쿠는 지난해까지 강남·강동·관악·양천·중랑 5개 구에서 노인과 어린이 대상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는 대수와 지원 자치구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보다 10대 늘어난 250대가 각 자치구 노인복지센터와 어린이집 등에 지원된다. 대상 자치구는 기존 5개에 3개가 추가된다.

로봇 '리쿠'가 노인 대상 디지털 교육의 일환으로 배달 앱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재단은 오는 3~4월에 사업 설명회를 거쳐 희망 자치구 중 사업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다. 올해 추가된 자치구에서는 노인 대상 디지털 교육만 진행한다. 지난해 5만7천196명 교육 대상 중 노인은 94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노인교육 목표 대상 수는 지난해 940명에서 2000명으로 2배 이상 목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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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도 강화해 혼자 사는 노인이 리쿠와 대화할 수 있게 하는 등 돌봄 영역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에는 리쿠가 보여주는 율동과 구연동화가 3~4개 추가된다.

서울디지털재단 강윤경 스마트포용팀 선임은 "사업 초기인 지난 2년 간 노인 대상 교육의 효과와 필요성이 확실해졌다"며 "노인에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 확보, 프로그램 강화 등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과 인간의 삶을 연결한 교육으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사업 배경이라며 "노인에게 복지 사각지대를 보완해주고, 어린이에게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