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인스타그램 유럽서 철수? 나쁠 것 없다"

독일 부총리·프랑스 경제장관, 메타 엄포에 "상관 없다" 응수

인터넷입력 :2022/02/08 23:32    수정: 2022/02/09 08:4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유럽에서 철수하면 나쁠 것 없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메타가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데이터 전송이 원활하게 허용되지 않을 경우엔 주요 서비스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 같은 엄포에 대해 유럽 주요 정치인들이 “나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블룸버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과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없어도 유럽은 괜찮다”고 말했다.

사진 = 미국 씨넷

하벡 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해킹 당한 이후 4년 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하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면서 “(그 때 이후) 삶이 환상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르메르 장관 역시 “페이스북이 없더라도 삶이 매우 훌륭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서 “페이스북 없이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디지털 거대 기업들은 유럽인들이 저항할 뿐 아니라 주권을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 정치인들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공개된 메타의 엄포 때문이다. 메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FORM 10-K)를 통해 “유럽과 미국 간의 새로운 데이터 전송 틀이 마련되지 않고, 표준계약(SCC)에 의존하기 힘들어지게 되면 유럽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은 유럽사법재판소(ECJ)가 2020년 7월 양측간 데이터 전송을 보장한 ‘프라이버시 쉴드’를 무력화한 이후 새로운 전송 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기사

메타는 SEC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 전송 협상이 원활하게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유럽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은 이런 상황 때문이다.

그러자 유럽 유력 정치인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유럽 시장에서 철수해도 상관 없다”면서 맞불을 놓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