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2020년 9월부터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과 추진하던 ARM 인수작업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 그룹은 8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양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사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각국 규제로 거래를 완수할 수 없는 중대한 제약사항이 발생했기 때문에 인수·양도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ARM은 컴퓨팅의 역동성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ARM과 한 회사가 될 수는 없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이날 "ARM은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자동차, 사물인터넷과 메타버스 등에서 혁신의 중심에 있으며 두 번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이 기회를 잡아 ARM을 상장하고 보다 큰 성장을 거둘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수 무산에 따라 엔비디아는 ARM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에 위약금으로 12억 5천만 달러(약 1조 4천79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단 이 위약금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공식화 당시 이미 계약금의 일부로 소프트뱅크에 지급이 끝난 상태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9월 자사 주식과 현금 등 총 400억 달러(약 47조 9천억원)를 들여 ARM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RM 창립자 중 한 명인 헤르만 하우저 등 영국 IT 업계 인사들이 일제히 우려를 드러낸데다 지난 2021년 초에는 퀄컴, 삼성전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아마존 등 ARM 아키텍처에 의존하는 글로벌 IT 기업이 FTC에 일제히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각국 규제 당국도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저하에 해당 인수건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미국 FTC(연방거래위원회)도 지난 해 12월 초 엔비디아 ARM 인수 건을 '불법적인 수직 결합'으로 규정하고 법원 제소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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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이번 인수 건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과 영국, 미국 등 각국 규제기관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저하 우려를 드러내 두 회사 합병이 결국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ARM 매각 대신 IPO(기업공개)를 준비해 올해 회계 연도가 끝나는 내년 2023년 3월 말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