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마트폰 화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는 비중이 42%를 기록하며 빠른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는 OLED 패널을 도입하는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다. 최근 스마트폰의 칩셋 등의 주요 부품 가격이 인상되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완성품 출고가를 낮추기 위해 OLED 도입을 늦춘다는 분석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판매된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패널 중 OLED 비율은 전년대비 10%포인트(P) 증가한 42%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연간 2%포인트 증가에 그쳐 44%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는 "OLED 확산세의 둔화는 5G 스마트폰 평균가격(ASP) 압력을 받고 있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라며 "칩셋 등 주요 부품들은 공급난으로 가격이 인상되고 있지만, 정작 스마트폰 업계는 국제 경기로 인한 소비침체와 시장 내 경쟁심화로 완성품 출고가를 낮춰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원가 절감이 절실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에서 타협을 보고 있는 모양새다.
카운터포인트의 핸드셋 모델 트래커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5G 스마트폰의 OLED 채택 비율은 80%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오히려 약 2%포인트 감소했다. 그 동안 OLED 채용 확대를 주로 5G 기종들이 견인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더불어 OLED 패널 자체의 수급과 가격 추세 역시 적극적인 채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OLED는 비교적 저렴한 '리지드 OLED'와 유연성 및 강도를 높인 고급형 '플렉서블 OLED'로 나뉜다. 리지드 OLED는 현실적으로 중저가대 스마트폰에서 LCD를 직접 대체할 수 있는 패널인데, 최근 글로벌 공급량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수익성 낮은 리지드 OLED 대신 플렉서블 OLED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상대적으로 프리미엄급 기종에서 선호되는 플렉서블 OLED는 2020년 전후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채택률이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가격 하락세마저 정체에 접어들고 있는 단계이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LCD를 OLED가 대체해 나가는 트렌드 자체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5G 시장 성장과 관계가 깊다. 5G 셀룰러는 기존 LTE에 비해 배터리 소모량이 극심한데, OLED가 통상적인 조건에서 LCD보다 높은 전력 효율을 가져 5G 폰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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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에 판매된 스마트폰을 네트워크별로 비교해 보면 LTE 스마트폰에서는 LCD 패널 채택률이 82%, OLED 패널 채택률이 18%이었다. 이와 반대로 5G 기종에서는 LED의 채택비율이 20%, OLED 채택률이 80%에 달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대세가 OLED로 전환되는 흐름은 장기적으로 유효하지만, 그 속도와 양상은 향후 소비 경기의 회복, 스마트폰 핵심 부품 공급 안정화, 플렉서블 OLED 가격 인하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상기 요인들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수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OLED 채용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