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원과 50조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올해 달성할 매출액 추정치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나아지면서 이들 회사가 올해도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삼성전자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1.89% 늘어난 312조8천426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기록을 재차 깰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2020년보다 18.07% 늘어난 279조6천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주 공시했다. 역대 최고치다.
연거푸 최고 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에 금융투자업계는 ‘10만전자’를 바라봤다. 국내 21개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평균 9만9천762원이다. 이 가운데 11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내놨다. 대신증권이 12만원, 유안타증권은 11만8천원을 점쳤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00원(0.95%) 오른 7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보다 많게는 62.16% 뛸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생각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 같다”며 “D램 가격이 올해 3분기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2분기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걱정하는 것보다 서버와 컴퓨터(PC) 등 전반적인 수요가 좋다”며 “중국 시안이 봉쇄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은 게 메모리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최고 매출액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SK하이닉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6.18% 늘어난 54조2천534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도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2020년보다 34.8% 늘어난 42조9천9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국내 21개 증권사가 제시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평균 15만7천95원이다. 한화투자증권이 18만원으로 가장 크게 기대했고, 신한금융투자가 17만5천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500원(0.4%) 오른 12만4천500원에 장을 끝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현재보다 많게는 44.58%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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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테크 업종의 히어로(기술주 영웅)”라며 “SK하이닉스가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강조한 상황에 PC와 서버를 따라 스마트폰 수요도 살아날 조짐이 나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 실적이 정보기술(IT) 대형주 중 가장 눈에 띌 정도로 좋았다”며 “삼성전자와 달리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이 매우 많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열린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많은데도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 출하량은 예상보다 적었다’는 지적에 “의도한 결과”라고 답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면서도 “수요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무리하게 판매량을 늘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고객이 필요하다고 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불확실한 마당에 가장 알맞은 제품에 투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시장을 이해하면서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고 투자자에게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