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지키겠다"...獨, 글로벌웨이퍼스·실트로닉스 인수 불허

반도체 기술 안보 내세워...유럽 입지 위축 위기감 반영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2/03 07:12    수정: 2022/02/03 09:02

대만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인 글로벌웨이퍼스가 독일 웨이퍼 업체 실트로닉스를 인수하려는 계획이 결렬됐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독일 정부가 지난달 31일 마감시한인 글로벌웨이퍼스의 실트로닉수 인수 허가를 승인하지 않았다.

반도체 웨이퍼

글로벌웨이퍼스는 경쟁사인 독일 실트로닉을 43억5천만유로(약 5조9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이번 합병이 실패함에 따라 글로벌웨이퍼스는 실트로닉에 5천만유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글로벌웨이퍼스는 오는 6일에 거래 비용을 어떻게 사용할지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글로벌웨이퍼스가 또 다른 업체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수가 무산된 이유는 '반도체 기술 안보'를 이유로 가장 크다. 양사가 인수합병하게 된다면 일본 신에츠에 이어 300mm 웨이퍼 생산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반도체 독과점의 우려가 커지게 된다. 또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의 입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근본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로봇공학 선두업체인 독일 쿠카가 2016년 중국의 전자업체 미데아에 매각된 이후 독일은 '기술 주도권 침식'에 대한 우려로 외국 업체의 인수 규정을 강화해 왔다.

관련기사

2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폰 플로토 실트로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대만의 글로벌웨이퍼스에 매각 계획이 결렬됐지만, 단독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올해 좋은 출발을 보였고, 희소한 칩에 대한 글로벌 높은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싱가포르 신규 공장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독립 회사로서 성공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해 말했다.

2일 실트로닉스 주식은 3.1% 상승한 124.20유로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