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에 반도체 단지를 만들기로 한 SK하이닉스가 땅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용인 부지를 제 때 확보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다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늦어도 2026년 초에는 용인에서 새 공장을 가동하려고 준비 중이다.
■ “용인 부지 확보 차질에 다른 공간 필요”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28일 열린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빨리 용인 부지를 확보해 새 공장(팹·Fab)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조금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노력한다고 계획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며 “산업단지 부지를 조성하고 토지를 사들이는 일을 특수목적회사(SPC)가 하고, SK하이닉스가 분양을 받아야만 팹을 착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만약 용인에 첫 팹이 들어오는 시점이 상당히 미뤄지면 다른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고, 실제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용인 말고 다른 땅을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기존 팹을 확장하고 효율적으로 돌리면서 공간을 확보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경기 이천시 M16 클린룸 크기가 앞으로 4~5년 동안 쓰기에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에 노 사장은 “(지난해 초 준공한) M16이 계획보다 빨리 램프업(Ramp-up·양산 전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작업)되고 있다”며 “공간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120조원 이상 투자해 반도체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50여개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함께 들어서기로 했다. 주민 설득과 인·허가 과정에서 착공이 처음 계획보다 1년 이상 미뤄졌다. 토지 보상금 때문에 용인 부지는 농사 짓는 땅으로 남아있다.
■ “인텔 낸드 인수…점유율 2위 기대”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1차 인수를 마쳤다.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해 새로 설립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 실적이 올해부터 SK하이닉스의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노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후발 주자에서 세계 2위 업체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SK하이닉스와 인텔 시장점유율을 단순히 더한 값보다 많은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세계 낸드플래시 수요가 지난해보다 30%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했다. 솔리다임 물량까지 포함하면 SK하이닉스 출하량 증가분이 지난해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노 사장은 “SK하이닉스 128단 낸드 웨이퍼에 솔리다임 시스템온칩(SoC)을 더한 시제품을 만든 상태”라며 “곧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 “올해 D램 출하량 10% 후반 증가”
SK하이닉스는 새해에도 공급망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 사장은 “메모리 공급망 문제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 같다”며 “이에 맞춰 D램 재고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시장 변동성을 줄이면서 수익성에 집중하겠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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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새해 D램 수요가 지난해보다 1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성장률 수준으로 출하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노 사장은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라 전반적인 수요가 약하다”며 “1분기 SK하이닉스 D램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10%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2020년보다 34.8% 늘어난 42조9천9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최고 매출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조4천103억원으로 147.6%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