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1㎜ 도 안 되는 작은 벌레가 빠르게 비행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소형 생물체의 진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초소형 비행체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와 독일, 일본 연구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깃털 날개를 가진 초소형 딱정벌레(Ptilidae)인 깃날개깨알벌레의 독특한 비행 방식을 규명해 최근 네이처에 발표했다.
보통 동물의 비행 속도는 몸 크기에 비례한다. 그러나 깃날개깨알벌레는 몸 크기가 0.4㎜에 불과하지만 자신보다 몸 길이가 3배 더 큰 곤충과 비슷한 속도로 날 수 있다. 가속 능력도 훨씬 덩치가 큰 송장벌레보다 2배나 빠르다.
대부분 곤충이 막 형태의 날개를 가진 반면, 이 벌레는 뻣뻣한 털이 길게 돋은 큰 깃털 모양의 날개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날개가 다른 곤충에 비해 훨씬 가벼워 힘 손실 없이 빠르게 공기 중에서 비행할 수 있다.
또한 다른 날벌레와 달리 이들은 마치 몸 아래 위로 노를 젓는 듯한 8자 모양을 그리며 날갯짓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기 흐름을 최소화해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게 한다. 깃털 날개를 덮고 있는 겉날개는 비행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는 것을 막고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베트남에서 잡은 초소형 딱정벌레의 일종(학명 Paratuposa placentis)의 비행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3차원적으로 재구성하고, 컴퓨팅 기반 공기역학 분석으로 공기 중 날개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이 같은 구조는 이들이 진화 과정에서 소형화의 길을 택한데 적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소형 생물체의 비행 과정에서는 일반적 동물과는 달리 관성보다는 점성 마찰의 영향이 더 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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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 연구에 적용한 방법론을 다른 소형 곤충에도 적용, 효율적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다른 구조가 있는지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진화의 여러 경로에서 독립적으로 소형화가 일어난 생물이 많기 때문에 깃날개깨알벌레와는 다른 방식의 비행 구조가 더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초소형 생물의 비행에 대한 이러한 연구 결과는 향후 무인 비행체 개발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곤충의 날갯짓을 응용한 무인 비행체 연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향후 곤충 크기의 초소형 비행체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