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Grand Theft Auto)와 ‘문명’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강자 테이크투 인터랙티브가 게임업계 사상 최대 인수를 단행하면서 모바일 게임 공략에 본격 나선다.
테이크투는 10일(현지시간) ‘팜빌’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업체 징가를 ’문명’으로 유명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가 모바일 게임 회사 징가를 127억 달러(약 15조원)에 인수한다고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2016년 텐센트가 슈퍼셀을 인수할 때 지불한 102억 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보도에 따르면 테이크투는 징가 주식을 9.86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가자 최근 거래일인 지난 7일 징가 종가에 64% 프리미엄을 붙인 금액이다.
이번 인수가 최종 확정될 경우 징가 주주들은 한 주당 현금 3.50달러와 테이크투 주식 6.36달러 어치를 받게 된다. 테이크투와 징가는 오는 6월30일까지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 모바일·NFT 등 신규 영역 확장…크로스플랫폼 전략도 관심
127억 달러는 비디오 게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이다. 그만큼 테이크투가 징가 인수를 위해 통 크게 쐈다는 의미다.
이처럼 테이크투가 사상 최대 규모 인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이 절실했다는 의미다.
테이크투는 콘솔과 PC 게임 시장에선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2013년 선보인 GTA V는 1억5천500만개 이상 판매되면서 비디오게임 역사상 최고 히트작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쪽에선 존재감이 약했다. 소셜포인트란 모바일 게임 전문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긴 했지만,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문제는 지금 게임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 분야란 점이다. 프로토콜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 해 7.3% 성장했다. 반면 콘솔 게임 쪽은 6.6% 하락했다.
모바일 게임은 규모 면에서도 이젠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뉴주 보고서에 따르면 1천800억 달러로 추산되는 게임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비중은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PC와 콘솔 쪽 강자였던 테이크투 입장에선 모바일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론적으론 간단해보인다. 테이크투 인기작인 GTA 온라인을 그대로 모바일 공간으로 옮겨놓으면 된다. 하지만 이게 생각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모바일 게임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고민을 해결해 줄 파트너로 징가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징가는 한 때 페이스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징가가 해리포터 같은 대형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만든 경험이 있다는 점 역시 테이크투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디즈니도 스타워즈 게임 제작을 징가에 맡겼다.
징가가 최근 들어 NFT 분야에 공을 들인 점도 테이크투에겐 매력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게임 시장의 새로운 성장 분야로 꼽히는 만큼 장기적인 포석을 깔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경쟁사들은 이미 모바일 기업 인수…뒷북 투자 성공할까
이런 점만 놓고 보면 두 회사 합병은 충분히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데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두 회사 합병 소식 발표 직후 징가 주식은 40% 가량 상승한 반면 테이크투는 13% 하락 마감했다. 인수되는 징가 주주들은 환호했지만, 테이크투 주주들은 강한 우려를 나타낸 셈이다.
왜 그럴까?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선 시장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테이크투의 징가 인수는 ‘뒷북’에 가깝다. 게임시장이 모바일 쪽으로 무게중심이 조금씩 넘어간 2014년 이후 월가에선 지속적으로 모바일 게임 업체 인수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당시 거론된 유력한 인수 대상이 킹디지털, 슈퍼셀, 징가 등이었다.
이 중 킹디지털은 2015년 액티비전블리자드(EA)에 인수됐으며, 슈퍼셀은 2016년 텐센트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테이크투가 경쟁사보다 한 발 늦게 인수를 단행하면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징가 인수에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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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거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한 것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프로토콜은 “전체 규모가 커지고 있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현명한 행보다”면서 “이번 인수를 둘러싼 혼란을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