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삼성전자 실적을 끌어올렸다. 새해 전망은 더 좋다. 또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3.29% 늘어난 51조5천7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79조400억원으로 17.83% 증가했다. 역대 가장 많은 매출액이다.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많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2.49% 불어난 13조8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76조원으로 23.48% 늘었다.
반도체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른 혜택을 누렸다. 삼성전자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각각 세계 1위다.
지난해 3분기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내렸지만 삼성전자 실적에 영향을 못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고 고정거래가격 하락세가 멈춘 덕이다. 고정거래가격이란 반도체 제조 업체가 전자 회사에 대량 납품할 때 적용하는 고정된 가격을 뜻한다. 구매자가 안정된 원가를 유지하고 판매자는 수요처를 확보하려고 가격을 고정한다.
비메모리 사업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단가도 올라 삼성전자 수익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에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 파운드리 회사 대만 TSMC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51조5천700억원 가운데 반도체가 29조7천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의 5분의 3, 영업이익의 60%를 반도체가 책임졌다는 얘기다.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4조6천억원, 모바일(IM) 14조원, 소비자가전(CE) 4조2천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추산했다. 사업부별 매출액은 반도체가 94조8천억원, 디스플레이 32조7천억원, IM 107조5천억원, CE 63조3천억원으로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새해 매출 300조원이라는 새 역사를 쓸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주요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있는 중국 시안이 봉쇄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안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달 도시를 봉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 될 때까지 그 지역을 엄격하게 방역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사업장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시안에서 3차원 낸드플래시 1·2공장을 운영한다. 이들 공장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의 40%, 세계 전체 생산량의 15%를 차지한다.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도 시안 봉쇄령으로 현지 근무 인력이 줄었다며 D램 조립과 시험 작업에 일부 영향을 받는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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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은 새해 세계 D램 시장 규모 전망치를 기존 915억 달러에서 964억 달러로 상향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도 616억 달러에서 645억 달러로 예상치를 높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오르면 결과적으로 반도체 회사들이 혜택을 본다”며 “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안정되는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