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서울아산병원청라, 글로벌 전진기지될 것”

신년사 통해 "풍납캠퍼스와 시너지 기대…디지털 전환도 속도”

헬스케어입력 :2022/01/03 14:07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이 오는 2027년 개원을 목표로 건립이 진행 중인 ‘서울아산병원청라’가 글로벌 전진기지로써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병원장은 신년사에서 “서울아산병원청라는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돼 글로벌 서울아산병원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800병상 규모의 중증환자 치료 전문병원으로 계획되고 있다”며 “외국인 환자 맞춤형 진료체계와 스마트 헬스케어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청라는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계약을 마쳤다. 설계회사 선정에 이어 올해부터 경관 심의와 지구단위계획 심의를 거치게 된다. 병원 측은 내년 착공을 시작으로 2026년 완공,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박 병원장은 신녀사를 통해 새해 병원 디지털 전환에 대한 세부 계획도 함께 전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2년을 넘어 3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셀 수 없을 만큼 잦은 환자, 직원의 격리와 52차례의 상황회의가 말해주듯이 지난해도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진료 현장 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일상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담담하고 차분하게 본연의 소임을 다했고,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선별진료소 운영, 코로나 검사, 접촉자 분류, 확진자 치료 그리고 높은 백신접종률 등 모든 분들의 협조 덕분에 몇 차례의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환자들의 건강과 병원을 안전하게 지켜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작년 한 해 계속된 코로나 상황에서도 어렵고 힘든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7월에 청라 의료복합단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 병원 컨소시엄이 선정됨으로써 미래를 위한 서울아산병원청라의 설립 계획이 첫 단추를 꿰었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임상 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조사에서 우리 병원이 10개 임상분야 가운데 8개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권에 위치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특히 암과 내분비 분야는 세계 5대 치료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세계무대에서 우리의 의료 수준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영지표들이 하향 곡선을 멈추고 다시 반등하여 병원 안정화와 미래에 대한 더 큰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서울아산병원 가족 여러분. 2021년은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해였습니다. 2022년에도 우리의 에너지를 한데 모아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중장기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하여야 하겠습니다.

그 첫 번째가 서울아산병원청라의 건축입니다. 지난 연말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계약을 완료하였고, 설계회사도 선정했습니다. 금년부터 경관 심의와 지구단위계획 심의를 거쳐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3년 착공, 2026년 완공, 2027년에 개원하게 됩니다.

서울아산병원청라는 세계인이 신뢰하는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되어 글로벌 서울아산병원의 전진기지가 될 것입니다. 800병상 규모의 중증환자 치료 전문병원으로 계획되고 있으며, 외국인 환자 맞춤형 진료체계와 스마트 헬스케어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것입니다.

하나의 리더십 아래에서 서울아산병원 풍납캠퍼스와 한 몸처럼 운영될 것이며, 상호 경쟁관계가 아니라 협력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영역 분할로 풍납캠퍼스의 공간적 여유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같이 공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협조도 아울러 부탁드립니다.

진료 공간을 더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동관 리모델링 계획도 시작합니다. 1994년에 개관한 동관은 노후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개보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순차적 공사 방식으로, 2년 정도의 계획기간을 거쳐 실제 공사에도 4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일부 급한 곳은 금년에 시작되는 곳도 있습니다. 신관과 동관의 일부 비진료 공간을 진료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공사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과정에서 환자들과 직원들의 불편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감염관리센터(Center for Infection Control, CIC)는 2월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완전한 음압 시설과 장비를 갖춘 독립 건물입니다. 환자와 직원을 상시적으로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였고, 선제적인 감염병 안전시설로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준비는 디지털 전환입니다. 모든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의료계의 중요한 이슈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입니다. 업무의 디지털화를 넘어 효율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환자 안전이라는 가치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2000년 의료영상저장전달시스템(PACS), 2019년 AMIS 3.0에 이어 금년에는 디지털 병리시스템이 완전히 적용될 것입니다. 내부 의사소통 채널인 아산톡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의료 정보의 클라우드화, 교육과 진료영역에서 메타버스의 활용 등 환자 안전과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한 디지털 전환도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5% 개선활동’을 통해 구체적이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각 부서에서 시행한 개선 사례들이 팀장회의를 비롯한 여러 회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유되었고, 적정한 인력 배치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T/F팀이 운영되는 등 작은 혁신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술장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수술팀은 마취유도 종료 시 집도의에게 자동톡 알림, 예방적 항생제 투여프로세스 개선 등 수술 지연 요소를 개선하고, 응급이나 당일 예약된 수술을 당일에 해결하는 등 여러 개선 활동을 통하여 수술건수와 수술장 이용률을 6~8% 향상시켰습니다. 수고하신 외과계와 마취통증의학과 선생님들, 그리고 수술간호팀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상황은 우리의 생활과 업무방식을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진료와 교육, 회의나 직원 간 소통에서 비대면 방식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금년의 코로나 상황은 부스터샷과 치료제로 그 위세가 많이 약화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변화는 많은 부분 그대로 우리의 진료 현장에 남아 있을 것이며, 오히려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할지도 모릅니다. 이른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에 대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서도 변화와 혁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변화와 혁신은 한 해의 과제도 아니고, 단지 슬로건에 그쳐서도 안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입니다. 금년에도 각자의 분야에서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변화와 혁신을 계속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병원의 모든 영역에서 변화와 혁신이 내재화되어, 더 안전하고 더 효율적인 병원을 만들어 가는 동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안전한 병원, 수준 높은 의료는 우리의 중요한 가치이자 환자들이 우리 병원을 신뢰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현대의료는 그 치료과정이 복잡하고 다양한 영역의 참여를 많이 요구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능력이나 정밀한 프로세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협업의 구조 위에서 가능합니다.

협업은 개인의 성과를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업무 전문성과 공동의 목표를 존중할 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병원 33년의 발전사를 돌아봐도 성장의 변곡점 앞에서는 늘 협업이 있었습니다. 병원 개원 후 수해를 극복하는 과정, 2006년 국내 최초로 시작된 암 통합진료, 그리고 최근에 개발한 AMIS 3.0도 모두 협업의 산물입니다. 15년 전의 암 통합진료라는 협업은 오늘날 우리 병원이 세계 5대 암센터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제 ‘청라’라는 새로운 출발선에서 협업을 통한 내실의 강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금년부터 기술직, 기능직과 4급 대리까지의 성과평가를 없앴습니다. 성과목표의 적용 범위를 줄임으로써 개인 간, 또는 부서 간 협업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임상 진료과, 의사와 간호사, 진료 지원 및 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협업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입니다. 때마침 근무현장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종의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우리들의 일하는 방식’을 정리한 조직문화 관련 책자가 발간된다고 하니 모두 읽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동료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나누고 배려하는 자세가 협업의 시작이며 우리 조직 문화의 근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가족 여러분. 우리 병원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 의식을 바탕으로 우수한 의료와 환자 안전을 지켜왔습니다. 올해에도 환자 안전뿐 아니라 직원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서울아산병원이 더욱 존경받는 병원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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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의료 생태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경영 환경의 악화는 한동안 더 지속될 것입니다. 어려움의 고비마다 우리의 저력이 한데 모아져 성장의 에너지가 되었던 것처럼 올해도 여러분의 힘과 지혜로 성공적인 2022년을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가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순 없지만 배를 조종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 힘으로 의료 환경을 바꿀 수는 없어도 우리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는 있습니다. 모든 것을 바람에 맡겨두고 바람이 부는 대로 실려 갈 수는 없습니다. 올 한 해도 우리의 돛을 단단히 잡고, 때로는 바람에 순응하면서 때로는 바람을 이겨가면서 굳건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서울아산병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