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시의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인해 낸드플래시 공장의 생산량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비상운영 체제로 시안 공장을 운영해 왔지만, 봉쇄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생산라인 감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29일 오후 삼성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중국 시안 코로나19 상황 입장문을 내면서 "중국 시안 봉쇄로 낸드 생산 탄력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회사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라인 연계를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고객 서비스에도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중국 시안시는 지난 22일부터 봉쇄령을 내린 상황이다. 도시로 통하는 모든 고속도로를 봉쇄했으며, 시민들은 집 안에 머무르면서 식료품 구매를 위한 외출만 허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생산량 감축은 향후 낸드 가격 인상 등 반도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시안시에 2014년에 준공한 1공장과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2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안 1, 2공장의 총 생산량은 삼성 전체 낸드 물량 중 42.5%를 차지한다. 이는 전세계 낸드 생산량 중에서 15.3%에 달하는 규모다. 2공장에서는 3차원 구조로 만든 V-낸드플래시가 양산 중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은 올해 말부터 내년 1월 중순까지의 출하 물량은 대부분 생산했지만 봉쇄로 인한 물류 문제에 직면해 제품 배송과 원자재 확보가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낸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생산은 공정상 칩을 만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데, 다시 생산라인을 정상화하려면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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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근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상당한 낸드 재고를 보유함으로써 낸드 현물 가격은 내년 1분기 10~15% 하락이 전망돼 왔다. 그러나 이번 봉쇄로 인해 1분기 낸드 가격 하락의 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시안 봉쇄령으로 인해 마이크론도 피해를 볼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시안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의 시안 팹의 용량은 회사 전체 물량 중 낮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번 봉쇄는 단기적으로 D램 현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