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대가 2023년부터 '선계약 후공급' 한다

기존 사후정산 제도 관행 없애…채널계약 관련 평가기준도 공개키로

방송/통신입력 :2021/12/29 17:18    수정: 2021/12/30 10:15

2023년부터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대가지급 기준에 ‘선계약 후공급’ 원칙이 적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오후 유료방송업계 상생협의체에 앞서 사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상생협의체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 논의를 거친 뒤, 양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및 공급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 ‘PP형가 기준 및 절차 표준안’을 확정 발표했다.

또 과기정통부가 채널 정기개편 개선방안을 담은 ‘유료방송 이용약관 신고 및 수리 절차에 관한 지침’에 대한 발표도 함께 이뤄졌다.

이번 협의체에서는 선계약 후공급 원칙이 명시됐다.

종합편성채널 도입 이후 방송 프로그램 계약에서 콘텐츠를 우선 공급한 뒤 사후에 정산하는 관행이 굳어졌다.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수익도 알지 못한 체 플랫폼에 공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 공룡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방송 콘텐츠 제작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콘텐츠 경쟁력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IPTV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은 채널 평가와 이에 따른 채널 종료요건이 마련되지 않고 선계약 후공급은 협상력 침해라며 반발해왔지만, 양 부처가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해오면서 결국 선계약 후공급 원칙을 가이드라인에 명시키로 했다.

다만 올해 계약도 선공급 형태로 이뤄졌고, 대가 산정 기준 마련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늦어도 2023년부터 선계약 후공급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관련 업계가 합의하게 된 내용이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 기간 만료 전일까지 채널계약 체결 명시

선계약 후공급 원칙은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및 콘텐츠 공급 절차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채널의 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기간 만료 전일까지 체결하도록 하는 점을 명시키로 했다.

다만 적용 시기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대가산정 기준 마련, 중소PP 보호방안을 고려해 방통위와 추가논의를 거친 뒤 유료방송사, PP와 협의해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대가 산정기준을 내년 중에 마련해 늦어도 2023년 계약부터 반드시 선계약 후공급 원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계약 후공급 원칙과 관련된 국회의 법 개정 논의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보류키로 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채널계약 관련 평가기준도 공개키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채널평가 기준은 PP에게 평가 관련 요구자료 양식 발송 3개월 이전에 공개하도록 하고, 요구자료 양식은 직전 계약 만료 3개월 전 또는 채널구성 관련 평가 개시 1개월 전 중 더 빠른 날까지 PP에게 발송하도록 한다.

평가기준에는 시청률에 관한 사항, 편성에 관한 사항, 제작역량에 관한 사항, 콘텐츠 투자비에 관한 사항, 방송채널사용사업 운영능력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

평가 대상기간은  매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를 원칙으로 했다. 현행 가이드라인에서는 전년도 10월1일부터 다음연도 9월30일로 된 점을 고친 것이다.

유료방송사가 PP에 통보해야 하는 평가 결과는 채널군 내 평가순위, 평가항목별 점수와 총점, 상대평가 시 등급기준점, 채널군 평가항목별 평균점수와 평균총점, 채널군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준점수, 채널군에 속한 채널 명단 등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유료방송사가 기존에 이용자에게 제공하던 채널 제공을 종료하려면 합리적인 채널 평가를 거치도록 하고, 재계약 보류 이후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종료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계약 보류 요건으로는 채널군 평가결과 하위 10%인 채널로 삼았다. 채널군의 채널 수가 10개 미만일 경우 최하위 평가 채널이 해당된다.

이같은 채널 재계약 보류 조건에 대한 내용은 채널공급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또 PP에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고 계약기간 만료 45일 이전에 관련 사실을 공문형태의 서면으로 통보해야 하며 송출 중단 1개월 이전에 시청자 고지 절차 등을 규정했다.

테스트채널의 경우 정규채널과 별도 평가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고, 전체 운용 국내 실시간 텔레비전 방송채널의 10% 이내에서 총 20개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 12개 채널군...5개 분야로 PP평가

PP평가 기준 및 절차 표준안에는 12개 채널군으로 분류키로 했다. 12개 채널군은 종교, 영화, 해외드라마, 국내드라마, 음악, 스포츠, 시사 경제, 교양 생활정보, 예능 오락, 취미 레저, 어린이 교육, 기타 등이다.

이같이 분류하고 방송채날 계약 전까지 유료방송사와 PP가 합의해 정한다.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정할 수도 있다.

평가 항목은 시청률(30점), 시청률(30점), 편성(30점), 제작역량(10점), 콘텐츠투자비(20점), 운영능력(10점) 등 5개 분야에 대해 세부적으로 11개 항목을 둔다.

평가항목별 배점, 배점 부여 방법, 배점 부여 방법의 세부기준 등도 규정한다.

매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의 기간 전체에 대해 방송한 PP채널을 대상으로 하고, 유료방송사가 3월31일까지 평가를 종료한 뒤 4월10일까지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PP는 통보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고 유료방송사가 이의제기일로부터 7일이내 검토와 결과 확정을 원칙으로 한다.


■ 연간 1회 채널 개편 제한

‘유료방송 이용약관 신고 및 수리 절차에 관한 지침’에서는 채널 정기개편 정의를 신설하고, 이에 대한 약관 신고는 연 1회 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정기개편은 기본형상품의 묶음상품 중 어느 하나의 전체 운용 실시간 채널의 10% 이상의 채널번호를 변경하는 경우나 전체 실시간 채널의 5% 이상의 채널번호를 변경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홈쇼핑 채널을 포함해 콘텐츠사의 부도와 폐업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거나 유료방송사와 콘텐츠사가 합의한 경우에 수시개편도 가능하다. 이에 대한 약관 변경 사유는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채널 번호 변경에 따른 약관 변경 신고는 종전의 채널 번호 변경에 따른 신고일로터 3개월이 경과한 날 이후 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시청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이유다.

특정 콘텐츠사의 특정 채널 번호 변경에 따른 약관 변경신고는 매년 1회에 제한해 수리하고, 유료방송사와 콘텐츠사가 합의한 경우에는 예외로 했다.

직접사용채널의 경우에는 독점규제법에 의한 계열회사의 채널번호 변경에 따른 양관변경 신고도 매년 1회에 한해 수리한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차관은 “오늘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그 하나하나가 기업의 경영에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항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수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주제”라며 “그럼에도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더 이상 소모적 논쟁만을 계속할 수는 없다는 절박함과 업계 갈등으로 시청자의 권익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모두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함의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논의할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도 올해와 같은 마음으로 업계가 모두 모여 함께 논의할 때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새해 대가산정 기준 마련 논의 ‘주목’

오용수 국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의 확정으로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논의를 위한 기본적인 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랜 기간 동안 관행화 됐던 선공급 후계약을 선계약 후공급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위해 유료방송사와 PP간 채널 계약기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고, 채널 평가 대상 기간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료방송사가 PP평가에 따라 채널을 종료할 수 있도록 그 종료요건을 명확하게 하면서 경쟁력 있는 PP의 채널 신규진입 기회를 확대했다”며 “PP의 지위가 강화될 수 있도록 재계약 보류 가능 요건 강화, PP평가 결과 통보사항 확대, 정성적 평가요소 제외, PP별 채널번호 변경에 대한 약관 수리 제한 등의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방송프로 대가산정 기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현재 종편 채널까지 함께 논의한다는 합의가 이뤄졌고 지상파방송사의 논의 의지가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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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국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유료방송사와 PP는 물론 지상파방송사, 보도채널, 종편이 모두 참여하는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마련 협의회’를 제안하면서 합리적인 기준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가 산정기준 등을 2022년 중에 마련해 늦어도 2023년 계약부터는 반드시 선계약후공급 원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PP평가항목과 평가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유료방송업계와 논의하면서 시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미비점을 개선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