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선박연료유 기준 강화 등 정부의 초미세먼지(PM 2.5) 저감 정책이 미세 먼지 감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2020년도 초미세먼지 농도 및 배출변화 특성 연구'를 통해 '100㎚(나노미터)' 이하 입자와 미량 금속성분 정밀 관측자료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환경과학원 산하 권역별 대기환경연구소 6곳에서 수행했다. 연구소는 2008년 12월부터 초미세먼지 농도변화에 영향을 주는 배출원 변화 특성, 생성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백령도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4년 최고 수준 농도를 보인 이후 점차적으로 감소하면서 2020년 최저 수준 농도를 보였다.
전반적인 감소추세에서 2019년에는 기상요건(대기정체) 등의 이유로 전년에 비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약간 상승했고, 초미세먼지 2차 생성 물질인 황산염, 질산염, 유기탄소의 농도 상승이 대부분 지역에서 관찰됐다.
자동차 등 화석연료 연소 시 직접 배출되는 원소탄소의 경우, 증가 경향이 보이지 않고 미량 성분인 바나듐, 니켈 또한 2018년 이후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수도권 지역은 원소탄소와 함께 100㎚ 이하 크기 입자 개수가 줄어들면서 자동차 배출 입자 영향 감소를 확인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100㎚ 이하 크기의 입자는 초미세먼지(2500㎚)의 25분의 1, 머리카락 굵기의 500분의 1(5만㎚) 이하 수준이며 주로 경유차에서 배출된다.
수도권과 백령도의 연도별(2018~2020년) 100㎚ 이하 입자 시간당 개수를 비교해 보면, 자동차 배출에 따른 입자개수 증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예컨대 수도권은 2018년도에 100㎚ 이하 입자개수가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단위부피(㎤) 당 35만개를 넘어서다가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8시에 약 51만개에 근접한 후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비해 백령도는 이 기간 동안 100㎚ 이하 입자개수가 단위부피(㎤) 당 약 2~5만개를 보여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소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등으로 5등급 노후차량 대수가 2018년 말 93만여 대에서 2020년 말 55만여 대로 약 41%(38만대)가 감소하면서 100㎚ 이하 입자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선박 연료유로 주로 쓰이는 중유를 연소할 때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바나듐과 니켈의 농도를 장기적으로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의 감소폭이 뚜렷해 국내외 선박 연료유 관련 기준 강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이후 2017년까지 권역별 바나듐과 니켈의 농도는 매년 일부 증가하거나 소폭 감소했으나, 2018년 대비 2020년 농도는 바나듐은 83.8~93.4%, 니켈은 35.3~6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해상으로부터 기류가 유입될 때 바나듐과 니켈의 농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선박에서 사용되는 중유 연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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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0년도 초미세먼지 농도 및 배출변화 특성 연구' 상세 자료는 국립환경과학원 홈페이지(www.nier.go.kr) 자료실에 올해 말 게재될 예정이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대기환경연구소의 장기간, 고해상도 분석을 통해 다양한 개별 정책의 효과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비롯해 향후 추가 저감에 필요한 과학적 지원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