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가 돈도 버는 NFT 게임, 새해 화두로 부상

[2022년 전망⑨-게임] 국내 규제 탓 해외 진출 선택 줄이어

디지털경제입력 :2022/01/05 16:05    수정: 2022/01/05 16:39

코로나19가 2년째 기승을 부리면서 IT업계에도 많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비대면과 원격근무에 이어 메타버스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은 2022년에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물론 2022년 경제를 지배할 다른 키워드도 적지 않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여러 변수들이 내년 IT 경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디넷코리아는 '2022년 전망' 시리즈를 통해 IT 주요 분야별 경기를 전망한다. <편집자>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 기반 게임이 새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기술로 게임 이용자의 아이템 소유에 대한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더 나아가 게임 아이템을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사고 팔며 수익을 낼 수 있는 물꼬가 열렸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게임사 중 일부는 위메이드가 선보인 '미르4 글로벌'의 흥행을 거울 삼아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바야흐로 블록체인 게임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블록체인 게임은 국내서 규제 대상에 불과하지만, 새 먹거리로 꼽히고 있을 정도다.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협회(Blockchain Gaming Alliance)는 NFT를 활용하는 게임 시장은 올 3분기에 23억3000만달러 규모로 커졌고, 전체 NFT 거래량의 22%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이 메타버스와 함께 하나의 실험작이자 게임판을 바꿀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새해 게임 시장 생태계에 또 다른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블록체인 NFT 게임 열기 후끈...韓 게임사, 규제 탓 해외로 짐 싼다

암호화폐를 재화로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은 이미 해외서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이 아이템 소유를 인증해주는 블록체인 게임에 몰리면서, 신작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플레이 투 언(P2E), 플레이 앤 언(P&E),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여러 꾸밈말이 붙기도 한다. 방식은 개발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이템 소유에 대한 인증과 암호화폐로 아이템 현금화를 지원하면 블록체인 게임으로 통칭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의 아이템 현금화는 국내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익숙한 방식이다.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 등 아이템현금거래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버젓이 존재해서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을 사행성 게임물로 낙인을 찍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용자들이 우회적으로 게임 아이템을 현금화할 수 있음에도 게임 자체에 현금 환급 시스템을 넣으면 안 된다는 사행성 규제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는 메타버스 시대에 구시대 유물이란 지적도 받고 있다. 

위믹스

악법도 법이여서일까. 국내 한 중견게임사는 정부의 규제를 피해 해외에 블록체인 게임을 내놨고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 얘기다.

위메이드는 새롭게 바뀌는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블록체인 게임 미르4 글로벌 버전을 해외 170여 개국에 출시, 기대 이상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8월 출시된 이 게임은 동시접속자 수 130명을 넘어섰으며, 이용자의 아이템 소유를 인정한 NFT 마켓을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르4 NFT 마켓에 올라온 캐릭터가 수억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의 흥행을 발판삼아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 구축에도 팔을 걷어 붙였다. 위믹스 연합 전선 확대를 통한 시장 리딩이다.

위믹스 연합에는 NHN를 비롯해 조이시티, 클레로게임즈, 룽투코리아, 달콤소프트, 소프톤, 액션스퀘어, 웹젠 등이 합류했다. 또한 위메이드 관계사인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커넥트, 선데이토즈 역시 위믹스 생태계 확대를 지원사격한다. 선데이토즈 자회사 플레이링스의 경우 새해 NFT 소셜 카지노 게임을 해외에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위메이드 측은 디파이 서비스 클레임스왑과 블록체인 디지털 부동산 기업 카사 등에 투자를 하며 위믹스 토콘의 활용을 넓히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위믹스 토큰이 게임을 넘어 새로운 가치투자에 활용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메이드는 이미 위믹스 NFT 마켓, 블록체인 기술 게임 접목 등 P&E를 위한 경제 시스템 구축을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다"며 "새해 100개 게임 위믹스 플랫폼 온보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과감하고 담대한 M&A를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와 함께 블록체인 게임 도전 나선 주요게임사

위메이드의 성공 사례는 다른 게임사에게도 불씨가 되어 블록체인 게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형제 게임사인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 네오위즈 등 주요게임사들이 새해 블록체인 플랫폼과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컴투스홀딩스는 C2X(가칭) 토큰 생태계로 운용되는 플랫폼, 네오위즈는 네오플라이와 함께 네오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의 C2X에 합류한 게임은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월드 오브 제노니아' '게임빌 프로야구' '골프스타' '크리티카온라인' 등이다. 또 네오위즈는 '골프임팩트'와 '브라운더스트', '아바' 등 기존 서비스작에 네오핀 토큰을 연동해 해외에 출시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수년전부터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구축에 공을 들였던 플레이댑도 사업 추진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플레이댑 SDK' 상용화 했고, 앞서 게임 개발 솔루션 업체 잇츠비와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C2X 블록체인 플랫폼 티징 사이트.
네오위즈 P2E 티징 사이트 오픈.

블록체인 게임 열풍은 대형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넥슨 등이 본격 출전하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형게임사들은 개발력에 자본력, 풍부한 인력까지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달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정도만 NFT 결합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넷마블은 최근 북미 자회사 잼시티가 개발 중인 P2E 게임 '챔피언스 어센션'의 존재를 처음 알리기도 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블록체인과 NFT 게임 연계는 현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얘기는 내년 초 신작 발표회를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블록체인 게임이 저희에게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고 준비하고 있다"며 "여러 검토가 진행됐고, 사실 완료가 됐다. 내년에는 NFT가 적용된 게임을 발표 할 계획이다. 자체 코인 발행 등 다양한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 신작 라인업 쇼케이스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었다.

챔피언스 어센션.

블록체인 게임 열풍은 새해에 더 확장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리스크(위험요소)도 분명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서비스 규제의 경우 중국과 한국 등 일부 국가에만 한정돼 큰 리스크는 없지만, 암호화폐 토큰 연동에 대한 불안감은 남아있다. 이는 현금 환전성이 낮은 일명 시체토큰이 존재하고, 토큰 발행사의 사기행각이 종종발생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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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사와 이용자들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해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이용자의 경우 게임 아이템 소유에 대한 NFT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암호화폐 사기 행각이다.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용자들은 게임성 뿐 아니라 개발 서비스사의 신뢰도 등도 미리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를 보면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하고 있거나, 사업 검토에 나선 게임사들은 계속 늘고 있. 이는 국내 규제 탓 해외 진출에 부담이 있음에도 생존 또는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다"며 "주요 게임사는 당분간 블록체인 게임에 추가 투자를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 규제가 풀리기 전까지는 해외 이용자들만 즐거울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