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 4Q 역대급 매출에도 수익성 감소 전망

물류비·원재료 인상 때문…"코로나 특수 소멸, 패널 가격 인상 등 악재로"

홈&모바일입력 :2021/12/20 16:30    수정: 2021/12/21 08:33

삼성전자와 LG전자의 4분기 가전 사업이 역대급 매출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분기에 이어 물류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4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증권가의 컨센서스 전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가전사업 4분기 매출은 14조7천71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약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약 8천510억으로 전분기 보다 11%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올 상반기와 비교해 저조한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가전사업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9%, 2분기 8%, 3분기 5%로 계속 하락세이며, 4분기에는 소폭으로 올라 6%대가 예상된다.

LG 오브제컬렉션 제품 (사진=LG전자)

LG전자 가전사업의 실적 전망 또한 마찬가지다. 4분기는 가전 업계의 성수기에 해당되는 만큼 LG전자 4분기 HE(홈엔터테인먼트) 매출은 5조813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이 전망된다. 그러나 수익성은 올해 중 가장 저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 1분기 9.9% 였던 HE사업 영업이익률은 2분기 8.2% 3분기 5%로 감소세를 보였고, 4분기는 4%로 더 내려갈 전망이다. LG전자 H&A(홈, 에어컨) 사업은 매출 6조3천665억원이 전망되지만, 영업이익률은 2.7%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13.5%와 비교해 5분의 1로 줄어든 수치다.

가전사업의 수익성이 줄어든 요인은 물류비와 원재료 가격 인상 탓이다. 아울러 4분기 코로나 특수 효과가 사라지면서 가전 업계는 성수기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가격은 3분기부터 줄곧 인상돼 왔다. LG전자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철강의 3분기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상승했고, 레진과 구리의 평균 가격은 각각 21.2%, 14.6% 올랐다.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무려 44.2%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8% 올랐다고 공시한 바 있다.

가전전자 부품 가격도 올랐다. 지난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인 전력반도체(PMIC)의 평균가격은 지난해 0.21달러에서 올해 0.23달러로 인상됐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도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대형 DDI 수요는 예년보다 7.4% 늘어나지만 공급은 2.5%만 증가해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PMIC 가격 전망 (자료=트렌드포스)

물류비 인상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3분기의 경우 LG전자는 운송비에 8천392억원 사용했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 대비 60.5% 증가한 수치다.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해상 및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H&A(홈, 에어컨) 본부 수익성 악화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물류비 상승은 올 연매출에 전년 대비 약 2.5~3%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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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시 3분기 운반비에 7천491억원이 소요됐으며, 전년 대비(6천48억원) 23.8% 증가했다. 4분기에도 운반비 인상이 예상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력인 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물류비, 원재료 가격 등 비용 상승 요인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홈엔터테인먼트 특수 소멸, 패널 가격이 촉발한 판가 인상 등으로 인해 연말 성수기 수요가 예년보다 미흡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