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와 반도체 가격 상승 여파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주요 생활가전 제품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인상했다. 특히 TV 가격 인상폭이 최대 29%로 가장 높았다. 양사는 소비자 가격 인상에도 3분기 생활가전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 TV, 태블릿,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등 평균가격 줄줄이 인상
삼성전자가 15일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 29% 상승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태블릿(HHP) 가격 또한 전년 대비 약 5% 올랐다.
LG전자의 주요 가전 제품 가격도 인상폭이 컸다. LG전자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TV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상승했다. 모니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고, 모니터사이니지의 가격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7.6% 올랐다.
백색가전 가격도 인상됐다. 3분기 냉장고 및 세탁기의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했다. 에어컨의 평균 판매가격은 2020년 3분기 전년 대비 4.7% 하락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9.6% 올랐다.
■ 철강, 레진, 구리 등 원자재와 패널, 칩 가격 인상까지 겹쳐
주요 가전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요인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파운드리 공급부족으로 인한 반도체 가격 인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3분기 컨콜에서 "해상 및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H&A(홈, 에어컨) 본부 수익성 악화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철강, 레진, 구리 모두 분기별 인상률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비 상승은 올 연매출에 전년 대비 약 2.5~3%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철강의 3분기 평균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4.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019년 대비 3.9% 인상된 가격과 비교해 큰 폭의 인상률이다. 또 레진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2019년 대비 13.2% 하락한 데 반해 올해 3분기엔 지난해 대비 21.2% 올랐다. 구리의 평균가격 역시 지난해 2019년 대비 0.7% 하락했지만 올 3분기는 전년 대비 14.6% 상승했다.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무려 44.2% 상승했다.
삼성전자 또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인상했다고 공시했다. 3분기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8% 올랐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은 약 10% 상승했다.
■ 삼성·LG 가전 매출 올랐지만, 수익성은 감소
이처럼 주요 원자재와 부품 가격 인상을 반영해 양사는 3분기 소비자 판매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삼성전자 CE(가전제품) 사업부 매출은 14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천600억원으로 전분기(1조600억원) 보다 약 3천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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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H&A(홈, 에어컨)사업부 3분기 매출은 7조6천11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6%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천54억원으로 전분기(6천536억원) 보다 1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분기 9.6%에서 3분기 7.2%로 떨어졌다.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 영업이익은 2천83억원으로 전분기(3천335억원) 보다 37% 줄었다.
내년에도 가전제품 수익성 전망은 밝지 않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세트 산업에서 원부자재 비용 증가가 우려되고, 코로나19 환경에서 낮아졌던 마케팅 비용이 예년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내년 LG전자 가전과 TV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