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팩토리라면 ‘예지 정비’를 떠올리게 된다. 공장의 생산 설비를 모니터링하다 문제의 기미를 미리 포착해 장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생산 중단에 따른 피해를 줄이자는 아이디어다. 이것도 좋은 아이디어지만, 그보다 전반적인 공장 경영을 효율화하고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또다른 의미의 스마트팩토리를 꿈꾸는 기업이 있다. 차세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회사 ‘젠틀에너지’다.
젠틀에너지는 노후화된 제조업 공장의 실시간 유지보수, 생산성 모니터링, 자동 부품 관리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팩토로이드’를 제공한다. 팩토로이드는 무전원 센서 플랫폼,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반응형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으로 이뤄져 공장 경영자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매일 혹은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솔루션은 구독 및 렌탈 방식으로 이용가능하다.
젠틀에너지의 송찰스기석 공동대표(Co-CEO)는 “초등학생도 문명이나 심시티 같은 복잡한 게임에서 나라를 경영하는데, 공장 경영은 왜 힘들까 생각했다”며 “공장 경영자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정보를 보여주는 문명 같은 인터페이스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센서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차세대 스마트팩토리 ’팩토로이드’
펙토로이드는 스마트팩토리 운영을 위한 전체 가치사슬을 포괄한다. 젠틀에너지의 무전원 무선 센서는 설비의 전선에 클립으로 간단히 연결하면 공장 설비의 가동 정보를 2초마다 생성한다. IoT 센서 게이트웨이가 각 센서의 데이터를 모아 1차 필터링해 의미있는 정보를 클라우드 상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전송한다. 모니터링 시스템은 경영지표를 포함한 운영보고서를 생성해준다.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공장 설비의 현황을 볼 수 있으며, 전체 기기 가동 현황과 일별 기기평균 가동률, 작업자 현황, 당일의 생산 가능 수량 등을 보여준다.
송찰스기석 대표는 “기존 PLC 기기는 브랜드 제조사에서 모든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하기 힘들고, 실제 생산현장에서 설비 가동을 중단해주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수집 장치를 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에 전력이나 통신선을 건드리지 않고 에너지를 자가발전할 수 있는 간섭을 최소화하는 센서를 개발해 적용했다”고 밝혔다.
젠틀에너지 창업 당시 송찰스기석 대표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태양광 발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자가발전 센서 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에 적용한 것이다.
그는 “무전원 센서는 엣지 게이트웨이와 통신할 때 블루투스 페어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모스 코드 방식으로 통신해 패턴으로 수치를 인식시킨다”며 “센서를 설치하고 멀쩡한 전선에 클립으로 붙이면 2초마다 데이터를 전송하게 되며, 이제 화면에서 클릭하면 원하는 실시간 정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팩토로이드 현재 버전을 통해 공장주는 실시간으로 생산 현장의 가동 현황을 확인하게 된다. 만약 유휴 장비가 있고, 목표를 더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팩토로이드의 대시보드와 지표를 보고 생산 정책을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 젠틀에너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경영을 도와주는 AI기능을 만들고 있다.
송찰스기석 대표는 “그간 범용 모델을 만들어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없었던 건 데이터 범용화에 실패했기 때문인데, 우리는 센서를 직접 제조해 비간섭 형태로 붙이고 데이터를 정의해 수집하면서 범용에 가까운 자동화 알고리즘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내년 이후 99.9%까지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젠틀에너지의 모니터링 시스템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상에서 구동된다. 생산현장에서 모이는 데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IoT 허브를 통해 데이터레이크에 집결되는데, 젠틀에너지는 자사의 솔루션에 맞도록 최적화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실시간에 가까운 정보제공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각지의 우수한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인재를 영입해 반응형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 고도화하고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게 되면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장비를 더 구매하라’, ‘인력을 얼만큼 더 채용하라’ 등 경영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조언을 AI가 해준다.
이런 기능을 개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송찰스기석 대표는 “처음엔 생산성 개선을 하려고 했는데,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다보니 설비의 가동 손실을 보고 생산 기획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즉각 변경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보통 주문이 밀리면 초과시간으로 140% 생산 계획을 짜는데, 우리 솔루션을 적용하니 생산계획 재수립에서 추가근로가 필요없게 돼 작업시간을 98%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생산성 개선 솔루션의 도입효과 ‘소나무 530만그루 심기’
젠틀에너지의 솔루션은 에너지 절감이란 목표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그는 “자동으로 데이터를 모으다보니 생산성 분석이 가능해지고, 그러다보니 전력사용량이 나오겠다 싶었고, 고도화된 핀포인트 전력 에너지 관리도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다”며 “공장에서 대기전력이 계속 소모되는 게 있는데 언제 기계를 틀어야할 지 몰라서 예열 때문에 항상 켜놓는다는 것이었고, ERP와 팩토로이드를 연동해 생산기획을 짜서 시뮬레이션하니 전력을 연간 7%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금속가공업계에서 연평균 4% 에너지를 절감하게 되고, 이는 탄소배출을 75만톤 줄이는 것과 같으며, 소나무 530만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고 한다. 그는 “또는 1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소 531개를 설치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젠틀에너지의 강점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송찰스기석 대표는 시장 최저가, 데이터 내재화, 사업전략 등을 꼽았다.
그는 “시작부터 가장 싸게 하자고 했고, 자가발전 기술과 IoT 네트워크 기술, 데이터 자동분석 모델을 통해 수익을 낼 정도의 원가 수준으로 낮췄다”며 “데이터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면서 젠틀에너지에서 수집해 직접 분석하고 관리하면서 분석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마트팩토리에서 생산성 모니터링 수요가 있다는 판단은 150개 공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들은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내린 것”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판매하고, 인공지능을 결합한 현황 모니터링과 경영지표 분석까지가 스마트팩토리라 봤고, 실제 흐름을 잘 포착해 민첩하게 전략을 전환해 앞서가고 있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젠틀에너지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을 받아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3월부터 국내에 시행된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1억5천만원의 애저 크레딧을 제공하고, 전문가의 기술 및 교육 지원, 국내외 판로 개척을 위한 컨설팅 및 공동 영업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스톰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디캠프 등 국내외 벤처캐피털이 파트너사로 참여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기반으로 국내 여러 스타트업이 성공 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당초 연 1회 참여기업을 모집했으나 지원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분기별 모집으로 변경했다.
젠틀에너지는 이 프로그램에서 제공받은 1억5천만원 수준의 애저 크레딧으로 마음껏 시도하고 실패를 빠르게 경험하며 빠른 시간 내에 데이터 분석 최적화란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센서가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보낼 때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독자적인 프로토콜 개발도 이 과정에서 가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적극적인 기술지원도 많은 도움을 줬다.
■ “중소기업 공장의 디지털화 돕는 기업 되고파”
젠틀에너지는 공장 당 센서 100개를 설치하고,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연 5천만원의 이용비용을 받고 있다. 구독 혹은 렌탈 방식으로 센서를 제공받으며, 이용 기간 중 공장 운영의 디지털 관리를 받는 것이다. 이중 분석을 뺀 센서 설치 부분만 담은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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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찰스기석 대표는 “경영적으로 2027년까지 1만개 공장에 젠틀에너지의 솔루션을 공급해 5천억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그를 위해 단기적으로 공장별로 맞춤화된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데이터를 취합해 패키지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하고 2023년까지 매출을 달성하려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는 “150개 공장을 돌아다녀보니 중소 중견기업의 공장 대부분은 디지털화가 하나도 안 돼 있고,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이라며 “이미 나온 첨단 시스템은 말도 안 되게 비싸서 몇십억을 투자해야하는데 중소기업이 구매하기 쉬운 솔루션을 만들어 그들의 디지털화를 돕고 생산경쟁력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