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국내 물가가 상승하는 품목이 확대되고 빨라지고 있으며, 상당기간 높은 수준이 지속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올해 1~11월 중 물가상승률이 이미 한국은행의 목표 물가 수준인 연 2% 상승률을 웃돈 상태서 일반인의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높아지면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이주열 총재는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물가 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 물가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농·축산물도 지난해에 이어 높은 오름세를 이어오는 등 공급 측 요인에 더해 국내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서 회복하면서 수요 측의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11월 중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2012년 연간 상승률 2.2%이후 9년 여 만에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특히 11월 물가상승률은 3.7%로 2011년 12월 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근원 물가상승률도 4분기 중 2% 내외 수준으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주열 총재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내년에는 국제 유가 등 공급 측 요인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경기 회복세가 보이면서 수요 측 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올해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면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2%에 근접한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요국서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던 인플레이션이 최근 일시적으로 보긴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그 영향 확산되면서 물가 오름세 장기화되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 등서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공급 측면에서 (물가를 올리는) 일시적 요인들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상황서 수요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내구재와 개인서비스, 주거비 등 많은 품목에서도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더욱이 일반 기대 인플레이션도 상승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의 기대심리가 불안해져 인건과 물가 상승을 가속화되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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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는 "기업들이 비용절감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경영 전략으로 수정하는데 이는 기업 생산 비용을 높여 구조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가계 실질 구매력 떨어뜨리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돼 최근 물가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과거에 비해 통화정책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는데 제약이 될 순 있지만, 금리 인상 조치는 시차를 두고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쪽으로 작용해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