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내년 폰 출하량 3억대 이상 목표…업계는 '글쎄'

반도체 부족 사태 내년에도 지속…'리드타임' 또 늘어나

홈&모바일입력 :2021/12/14 08:14    수정: 2021/12/14 13:26

내년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처음으로 각각 3억대 이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두 회사의 협력 부품 업계는 이를 반기는 입장이나, 반도체 공급 부족의 장기화로 3억대 출하량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에서도 양사의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3억대 미만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삼성 3억3400만대, 애플 3억대 이상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3억3천400만대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폴더블폰 갤럭시Z시리즈의 생산량을 올해 보다 두배 이상으로 늘려 약 98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중저가형 갤럭시A 시리즈의 5G 지원을 확대해 공급량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9년 2억9천600만대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2억5500만대로 다소 부진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억7천600만대로 내다봤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삼성 갤럭시S22 울트라 렌더링 모습.(사진=렛츠고디지털)

애플 또한 내년 출하량 목표치는 사상 처음으로 3억대 이상으로 잡았다. 애플은 매년 하반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을 출시함에 따라 출하량도 하반기에 집중돼 있었다. 애플은 내년 상반기에 중저가형 아이폰SE3를 약 2년만에 출시함으로써 연간 출하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9년 1억9천500만대, 지난해 2억100만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2억4천300만대로 전망되고 있다. 

■ 반도체 리드타임 또 늘어나…칩 1개만 부족해도 스마트폰 생산 지연돼 

스마트폰 부품 업계는 "스마트폰 출하량 상향 조정에 따라 부품 공급량도 늘어나는 만큼 이를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반도체 파운드리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지며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생산량 증대의 실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서스퀘나 파이낸셜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리드타임(주문부터 납기까지걸리는 시간)은 22.3주로 지난 10월(21.9주) 대비 다시 늘었다. 지난 4월 리드타임 17주 보다도 더 심각해진 것이다. 이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래 최장 기간이다. 또 트렌드포스는 지난 6일 소비자 가전용 전력반도체(PMIC)의 리드타임이 12~26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PMIC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필수 칩이다.

스마트폰에는 약 40개의 반도체가 들어가며 전체 부품 중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단 1개 부품의 수급이 안 되도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애플 아이폰13(사진=애플)

일례로 올 3월 삼성전자는 언팩을 통해 갤럭시 A52, A72를 공개했지만 일부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이 늦춰져 국내에는 6월까지 출시를 못한 채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만 출시한 바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내년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대해 기존 협력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부품 업체를 발굴해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급 부족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는 "시장에서 내년에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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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1월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를 통해 "내년에 스마트폰 칩셋 공급이 올해 보다는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공급 보다 수요가 더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22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자료=트렌드포스)

트렌드포스는 지난 11월 내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보다 1.1% 증가해 2억7천600만대, 애플이 올해 보다 5.4% 증가해 2억4천3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내년 중반까지 부품 부족, 물류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도체 부족이 더 확대될 경우에는 전망치 보다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