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내년 스마트폰 판매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올해 스마트폰 주요 부품가격이 들썩이면서 일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가격이 인상된 바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가격마저 현실화되면서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다.
■ 모바일 AP, 모뎀칩, 와이파이 등 칩 가격 줄줄이 인상
IT 전문매체 GSM아레나에 따르면 미디어텍이 지난달 18일 출시한 플래그십 모바일용 AP '디멘시티9000' 가격이 이전 제품 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비싸게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 퀄컴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 1세대 보다는 저렴하게 공급된다.
디멘시티9000는 비보, 리얼미, 샤오미, 삼성, 모토로라, 오플러스 등에 공급될 예정인 만큼, 향후 해당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지난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그만큼 공급 물량이 많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AP 시장 2위인 퀄컴도 칩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폰에는 AP 외에도 CMOS 이미지센서(CIS), 메모리, 근거리 무선통신(NFC), 자이로 센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오디오 증폭기, 지문인식 센서 등 약 40여개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스마트폰에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미디어텍은 지난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4G와 5G 모뎀 칩 가격을 각각 최대 14%, 5% 인상하고, 와이파이 칩 가격을 20% 인상 바 있다. 터치센서, ToF 센서 등을 공급하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지난 6월 가격을 전면 인상했으며, 인상된 가격은 올해 말 또는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외에도 대다수의 반도체 업체들은 칩 가격을 인상했다.
TSMC, 삼성전자, UMC, DB하이텍 등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가 올 하반기 말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또 다시 단행하면서 내년에 칩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도 칩 공급부족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칩 가격 인상에 대해 대체적으로 이해해주는 분위기"라며 "부품업체는 여전히 파운드리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원가 상승으로 내년 스마트폰 가격 인상 불가피할 듯
칩 가격 인상은 부품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13 프로의 부품원가는 약 570달러(약 67만1천원)로 추정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2 프로의 부품원가는 약 548.50달러(64만6천원)였다. 보고서는 "A15 프로세서, 낸드 메모리, 디스플레이 서브시스템, 메인 인클로저 비용 증가로 인해 총 부품원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부품원가 인상은 스마트폰 판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의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2분기에 5%나 상승했다. 최근 수년간 2% 이상 오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이례적인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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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경우 지난 3월 인도에서 '레드미 노트10'을 161달러(약 18만9천원)에 출시했지만, 지난 7월부터 8% 인상한 174달러(약 20만5천원)에 판매한 바 있다.
주요 IT 외신과 업계에서는 내년에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시리즈 가격이 전 모델인 갤럭시S21시리즈 보다 약 100달러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폰아레나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의 예상 가격은 △갤럭시S22 849달러(약 100만9천원) △갤럭시S22+1천49달러(약 124만6천원) △갤럭시S22 울트라 1천299달러(약 154만4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