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2020년 1년 동안 500개사 넘게 늘었다. 107개사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은 이러한 내용의 ‘2020년 중견기업 기본 통계’를 13일 발표했다. 중견기업 수와 매출액, 업종별 분포 등 일반 현황과 투자·채용 같은 경영 상황을 조사해 올해부터 매년 국가승인통계로 내놓는다. 산업부가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맡겨 통계청 기업통계등록부(SBR)와 설문지로 전화·이메일·방문 조사했다. 2019년 이전 자료는 옛 영리법인 통계로 작성했다.
지난해 말 국내 중견기업 수는 1년 전보다 519개사 늘어난 5천526개사다. 소상공인을 뺀 전체 기업의 1.4%가 중견기업이다. 전체 매출액에서는 16.1%, 종사자 수에서는 13.8%를 차지한다.
중견기업 중 7개 기업집단(그룹) 107개사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기업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뜻한다. 중소기업 가운데 643개사는 중견기업으로 진입했다.
중견기업 매출액은 770조원으로 1년 전보다 11조5천억원 줄었다.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이 1.9%(107개사), 매출액 3천억원 미만인 초기 중견기업은 89.4%(4천943개사)다.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157만8천명으로 1년 새 9만2천명 늘었다. 건설업 종사자가 7만3천명 급증했고, 물류를 비롯한 운수업에서도 2만4천명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제조업에서는 소폭 줄었다.
신사업을 추진 중인 중견기업은 전체의 23.3%로 1년 전보다 4%포인트 늘었다. 특히 제조 중견기업은 13.3%포인트 증가한 40.2%가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사업 추진 분야는 미래자동차(28.3%)가 가장 많고, 바이오·헬스(13.7%), 친환경(12%), 에너지(11.9%)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 실적은 26조6천7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 줄었지만, 전체 투자 중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28.9%로 1.6%포인트 높아졌다. 중견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전체 투자 계획을 줄일 것이라면서도 R&D 투자 금액은 늘리겠다고 답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친화 경영을 알고 있는 중견기업은 58.5%로 절반이 넘었다. 이미 ESG 경영을 도입한 중견기업은 19.7%다. 제조업은 24.2%가 ESG 경영을 시작했다. ESG 경영을 도입한 이유는 기업 이미지 개선(34.8%), 매출 증가와 원가 절감 등 경영 성과 향상(19.9%), 지속가능성 확보(18.8%) 순이다.
안세진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은 “우리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의 1.4%에 불과하지만 전체 고용의 13.8%, 매출의 16.1%를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허리”라며 “중견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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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준 통계청 통계데이터허브국장은 “기업통계등록부를 바탕으로 중견기업 정책에 필요한 통계를 산업부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산업계·학계 등이 중견기업 통계를 쉽게 쓰도록 ‘중견기업 정보마당’, ‘국가통계 마이크로데이터서비스’(MDIS) 등 서비스를 키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