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구멍 '아파트'…해킹 거점으로도 악용

국정원 "해외 40곳 공격 경유지로 활용돼"…해당 제품 최소 260곳에 납품

컴퓨팅입력 :2021/12/03 15:48

국가정보원은 최근 해외 국가 대상 해킹 공격에 악용된 국내 IP 정보를 입수, 분석 조사한 결과 서울 소재 모 아파트 시설물 자동제어시스템 서버가 해킹된 사실을 확인해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국정원은 “현재 사건 조사 및 유관기관 협의 등 후속 조치 중임에도 예방적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선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설비 자동제어시스템은 아파트와 빌딩의 냉난방기, 배수펌프, 저수조, 우수조, 냉난방기 팬, 난방수 온도 조절 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해커가 이를 임의 조작하면 제2, 제3의 입주민 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다.

유관기관 합동 조사 결과 해당 시스템은 지난 3월 처음 해킹됐다. 이후 원격제어 프로그램이 설치돼 해외 40개 국가 소재 인터넷 서버를 공격하는 경유지로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자료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국정원에 따르면 이번에 해킹된 시스템은 한 업체를 통해서 최소 260개 국내 아파트, 빌딩 등에 보급됐다. 현재 10여개 업체가 동일 시스템을 납품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은 조사 결과와 관련 내용을 유관기관, 국내 보안업체, 사이버위협정보공유시스템(NCTI·KCTI)에 전파해 동일 시스템을 사용 중인 전국 아파트 등을 최우선 점검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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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유관기관과 해당 서울 소재 아파트를 점검해 피해 시스템에 대한 외부 인터넷 접근을 차단하고, 현재 해킹 공격 주체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다. 해외 협력 기관에도 해킹에 활용된 악성코드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해 공격 주체 규명에 필요한 정보 공유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월패드 등 공동관리주택에 대한 해킹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이란의 경우 주유 보조금 수급용 카드 시스템이 해킹돼 이란 전역 주유소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해킹이 국민 일상에 막대한 피해를 끼쳐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