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왜 못 만드냐고? 소유규제부터 걸림돌"

국회 세미나, 규모의 경제 필요 지적…SO "돈 풀리면 문제 저절로 해결"

방송/통신입력 :2021/11/30 19:32    수정: 2021/11/30 22:32

“여기 계신 (유료방송, OTT 업계의) 모든 분들이 오징어게임 대본을 들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으로 돌아간다 해도, 거의 대부분 만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제작비 200억원이 넘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결정하기까지 고려할 것이 많다. 심의에 걸리지 않을까, 이게 될까, 지루하지 않을까 등이 고민될 것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2억1천명의 가입자가 있어서 가입자 한 명당 한달에 100원씩 받는 꼴이다. 국내 플랫폼 업계와 콘텐츠 제작 기업들과의 분쟁을 풀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먼저 전제돼야 한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플랫폼본부장은 30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미디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유료방송과 OTT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미국 수준으로 소유규제를 확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국내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유료방송 업계와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그는 “현재 국내 플랫폼-콘텐츠 업계가 분쟁을 겪는 것은 줄어든 먹거리를 두고 아귀다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모든 질문은 국내 미디어 산업의 규모를 키우냐고 했을 때, ‘그렇다’면 맞는 정책이고, ‘아니다’면 다시 봐야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가 문제가 있다면, 글로벌 OTT에 견줘 개선해주는 것이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의 매력도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향이다”며 “자본이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소유규제 완화고, 이는 미국처럼 수직계열화나 다양한 규모의 경제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게 전제돼 돈이 풍부해진다면 수신료 문제 등을 가지고 아무도 다투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이는 미디어의 역사를 보면 답이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유료방송 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안을 공청회를 통해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소유규제 관련 개선방안이 일부 담겼다. 각종 유료방송사업자, 지상파가 제한된 비율로만 PP를 소유할 수 있었는데, 이를 폐지하거나 라디오, 데이터 채널사용사업자(PP)에 한해 폐지를 검토한다.

현재는 기본적으로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소유제한 규제로 인해, 방송 사업자들도 이 법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방송법 상 유료방송사업자가 전체 사업자 수의 5분의 1 초과 경영, 지상파의 경우 PP 전체 사업자 수의 100분의 3 초과 경영이 금지된다는 규제까지 붙었다.

이외에도 정부안엔 지상파 방송사가 위성방송사의 지분을 소유하거나, 지상파와 종합유료방송(SO) 사업자 간 지분 소유와 관련해, 상호 33% 지분 초과 소유제한을 폐지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위성 방송사간 지분 인수에도 제한을 푼다.

유료방송 규제 개선안

정부는 업계 의견을 청취해 연내 제도 정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 업계 대표로 세미나에 나선 LG헬로비전은 '선계약 후공급'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PP 계약의 자율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앞문을 잠그며 뒷문까지 잠그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계약 후공급을 법제도로 명문화 해야 한다는 CJ ENM 등 PP 측 주장이 받아들여져, 지난 29일 정부 방안으로 발표됐다.

윤용 LG헬로비전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LG헬로비전의 경우 PP 250여곳과 함께 하고 있는데, 법적인 이유 때문에 계약 구조상 플랫폼 사업자가 PP 250곳 어느 한곳으로부터 계약 해지에 대한 동의를 받지 못하면, 연쇄적으로 다른 계약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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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PP를 위해서는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주고, 플랫폼 사업자들을 위해서는 투자를 하고 좋은 PP들에 제값을 지불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또한 평가에서 부족했던 PP는 사실상 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는 권한을 돌려줘야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유료방송은 경쟁 촉진이 중간정책 목표가 되므로, 수익배분, 채널제공, 외주제작 측면에서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규제 보완이 필요하다”며 “성과 기반 규제 체계를 적용해 영향력과 성과 기준에 따라 공정경쟁이나 이용자 보호 규제 수준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