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역폭 2% 사용불과, 망이용료 더 낼 이유없다"

SK브로드밴드 "선제적 투자를 원인과 결과 바꿔 주장"

방송/통신입력 :2021/11/23 17:54    수정: 2021/11/24 08:00

국내 통신사와 망사용료 분쟁 중인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 인프라는 충분히 여유가 있고 이용자들이 비용을 이미 지불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추가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토마 볼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전송 부문 디렉터는 23일 사단법인 오픈넷 주최 ‘세계 인터넷 상호접속 현황과 국내 망이용료 논쟁’ 세미나에서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대역폭에 콘텐츠를 주는데,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속도가 200Mbps고 이때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속도는 3.6Mbps로 2%가 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사용자들은 넷플릭스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 콘텐츠까지 훨씬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을 것”이라며 또한 “한국에 이미 많은 서버(국내 통신사에 설치된 OCA)가 구축돼 있으므로 망 이용료가 추가로 발생할 이유가 전혀 없고, 추가로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토마 볼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전송부문 디렉터가 오픈넷 세미나에 참석해 망사용료 부과 압박에 대한 회사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각국에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를 설치해 서비스를 운영한다. 자주 찾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종의 캐시서버 역할을 하는 OCA를 통신사들과 제휴를 통해 최대한 이용자들과 가까이 두고자 한다. 때문에 넷플릭스 쪽에선 전송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OCA를 통하지 않는 SK브로드밴드 케이스가 있어, 이 사업자와의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넷플릭스에서 일본, 홍콩 등의 OCA까지는 트래픽을 아낄 수 있겠으나, 이들 OCA에서부터 국내 SK브로드밴드까지는 이 통신사의 망이 사용된다. 즉, 국내 구간에서는 이용자가 콘텐츠 시청을 요청할 때마다 오롯이 트래픽이 발생하게 되고, SK브로드밴드는 이에 대한 망 사용료를 넷플릭스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의 주장이 전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통신사가 선제적으로 투자해 인프라를 고도화 해놓았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원활히 서비스 할 수 있던 것이라 강조했다. 즉 원인과 결과를 반대로 내세워 주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지난 코로나19 기간에 유럽 등에서 화질을 떨어뜨려 서비스 할 때에도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나라 통신 인프라가 좋았기 때문이므로, 통신 속도로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넷플릭스 측은 현재 우리나라 국회가 해외 콘텐츠서비스사업자(CP)의 망 사용료 계약을 의무화 한 법안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볼머 디렉터는 “OCA는 로컬 환경에서 서비스를 관리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규제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현지화 하는 것을 권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해외 통신시장 분석기업인 애널리시스 메에슨의 마이클 켄드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1990년대 인터넷 상업화를 결정하면서 이전에 모두 규제를 받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게 자율 경쟁을 기반으로 상업 협상을 하도록 허가했다”며 법제화에 대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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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지난 4일에도 자체 기자간담회를 열어, OCA 효용성을 내세워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지속해왔다.

볼머 디렉터는 25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 주최하는 망이용대가 이슈 전문가 간담회에도 참여해 또다시 주장을 피력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 측 통신·인터넷 정책 담당자들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도 참여해, 넷플릭스 측과의 정면대결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