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자의 카리뷰] 장단 명확한 SUV,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넓은 실내 공간은 만족…'올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아쉬워

카테크입력 :2021/11/22 13:16

장단 명확한 SUV, '라브4 하이브리드'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장단 명확한 SUV, '라브4 하이브리드'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대담한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은 나무랄 점 없지만 세월이 느껴지는 '올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과한 엔진 소음·진동, 매끄럽지 못한 가속 등은 고개를 좌우로 젓게 만든다.

디자인은 각진 팔각형 그릴과 좌우로 돌출된 앞뒤 펜더 등으로 SUV다운 강인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비율도 괜찮다. 길이×너비×높이 4천600mm×1천855mm×1천685mm, 휠베이스 2천690mm로, 투싼보다 살짝 작지만, 다부진 보디 스타일과 적당한 앞뒤 바퀴 거리로 보기 좋다. 실내 공간 역시 생각보다 넓다. 가족용으로 쓰기에 알맞다.

실내는 평범하다. 우레탄과 플라스틱이 주를 이루는 마감 소재도 다소 저렴해 보인다. 문제는 세월이 느껴지는 올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10년 전 태블릿 PC보다 못한 그래픽 디자인, 반 박자 느린 반응 속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느리고 부정확한 순정 내비게이션 길 안내 역시 매우 아쉽다. 다행히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유선 지원한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다. 최고출력 222마력, 최대토크 22.5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무단(CVT), 굴림 방식은 네바퀴 굴림이다. 여기서 굴림 방식은 엔진의 힘을 네 바퀴로 나눠 보내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앞바퀴를 굴리고, 리어 액슬에 장착된 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이다.

초반 가속은 꽤 빠르지만, 속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상당히 불편하다. 엔진 회전수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CVT로 인해 엔진 소음·진동이 있는 그대로 느껴지고, 속도계 바늘도 더디게 올라간다. 그러니 마음을 진정시킬 음악과 느긋한 운전 습관이 필요하다. 연료 소모도 줄일 수 있으니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5.5km다.

라브4 하이브리드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굽잇길을 돌아 나갈 때 움직임은 의외로 크지 않다. 이전보다 강성이 75% 향상된 탄탄한 섀시 덕이다. 승차감도 거칠지 않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서스펜션 구성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이다. 조향은 가볍다. 속도를 높여도 마찬가지다.

운전자 보조 기능에는 긴급 제동 보조,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오토매틱 하이빔, 사각지대 감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을 지원하지만 굽잇길에서 차선을 벗어나는 등 정교하지 못한 움직임을 드러낸다.

시야는 넓다. 앉은 자세도 높고, 얇은 A필러, 낮은 벨트 라인, 큰 사이드 미러 덕에 좌우 시야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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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4 하이브리드는 가족용으로 쓰기에 딱이다. 실내도 넓고, 지극히 평범한 운동 성능 덕분에 과속할 일 역시 없다. 천천히 이동하다 보면 높은 연비까지 챙길 수 있다. 친환경차라서 서울남산터널 도심혼잡통행료 100% 감면, 전국 공영주차장이용료 최대 80% 할인 등 여러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평소 운전 재미를 추구한다면, 라브4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같은 값에 살 수 있는 더 나은 선택지도 많기 때문. 가격은 4천627만원이다.

라브4 하이브리드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