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정수기, 공기청청기, 안마의자 등 처음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때 내야 했던 설치비는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가 월 렌탈료를 정해진 날짜에 납부하지 않고 연체할 경우 내야 했던 연 15%~96%의 지연손해금이 상사법정이율(연 6%)이 적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개 렌탈서비스 사업자들의 약관을 심사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설치비, 철거비 부담 조항, 과중한 지연손해금 조항 등 13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21일 밝혔다.
■ 설치비·철거비 명확하게 규정
과거 정수기, 공기청정기, 안마의자와 같은 고가의 렌탈 대상 영역이 가전제품, 가구, 의류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최근 1372 소비자상담센터,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렌탈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불만과 민원신청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공정위는 7개 주요 렌탈서비스 사업자들의 약관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했고, 해당 사업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불공정 약관 조항을 모두 스스로 시정했다. 7개 렌탈서비스 사업자들은 교원프라퍼티, 에스케이매직, LG전자, 청호나이스, 코웨이, 쿠쿠홈시스, 현대렌탈케어 등이 해당된다.
특히, 렌탈업계의 설치비, 철거비 부담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게 했다. 위약금 외 부당하게 설치비, 철거비 등을 부담하게 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해지권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 등을 시정함으로써 소비자의 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했다.
월 렌탈료 지연손해금 조항과 관련해 시정 전에는 소비자가 월 렌탈료를 정해진 날짜에 납부하지 않고 연체할 경우에 지연손해금을 연 15%~96%로 가산해 납부하도록 했었다. 이를 연체된 월 렌탈료에 대해 지연손해금을 상사법정이율(연 6%)로 시정했다.
■ 렌탈서비스 상관없는 제3자 정보 제공 '선택조항'으로
개인정보 처리 조항은 시정 전에 소바자가 동의란에 체크를 한번만 하면 서비스 이용약관과 개인정보 정책 등을 동시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었다. 또 렌탈서비스와 상관없는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 또는 이벤트 안내 등을 목적으로 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필수 항목으로 규정했었다.
이를 각각의 동의사항을 구분했고, 렌탈서비스와 상관없는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 또는 이벤트 안내 등을 목적으로 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필수 항목에서 선택 항목으로 수정했다.
설치비와 철거비 조항도 대폭 개선됐다. 시정 전에는 렌탈 물품을 설치할 때 드는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게 했고, 소비자 사정으로 중도 해지할 경우에도 설치비용을 고객에게 부담하게 했다.
이를 초기 설치시 뿐만 아니라 소비자 사정으로 중도에 해지할 경우에도 설치비용은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시정했다. 또 계약이 만료되거나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중도 해지될 경우에 소비자가 부담하던 물품의 철거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시정했다.
공정위는 "렌탈 물품을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은 사업자의 의무"라며 "사업자가 고객이 지정한 장소에 물품을 인도해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영업행위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으로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렌탈기간이 만료되어 물품을 반환해 가는 것도 사업자의 의무이므로 물품을 반환할 때 드는 비용은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 청약철회 불공정 조항도 수정
청약철회 조항도 수정됐다. 그간 일부 업체들은 방문판매 거래 시 소비자의 단순변심에 의한 청약철회 시 물품의 반환에 필요한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게 했다.
이를 전상법 등 다른 법률에 따른 청약철회가 가능하게 했고, 방판법에 적용되는 거래의 청약철회 시 철거비용을 고객이 부담하게 한 조항을 삭제하도록 시정했다. 또 사업자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는 등록비를 반환하는 것으로 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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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고객 신용카드 사용 조항, 재판관할 조항, 기타 폐기비 조항, 렌탈료 청구 조항, 계약 자동갱신 조항 등 불공정 약관조항에 대해 시정했다.
공정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렌탈 서비스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해 이용자들의 권익이 보호되고, 해당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렌탈서비스 시장에서의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관련 분야에서의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