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등 외부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업무용 망(내부망)을 외부 인터넷 망과 분리한 망 분리 시장이 올해 2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체간 선점 경쟁이 뜨겁다.
한국정보보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망분리 시장 규모는 1677억원으로 전년(1353억원)보다 24% 증가했다. 망 분리가 본격화한 2014년 이후 최근 6년간 매년 약 두자릿수로 성장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런 추세라면 올해 2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해킹 사고가 지속되자 정부는 2012년 8월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100만명 이상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유했거나 정보통신서비스 매출이 100억원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에 대해 '망분리'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금융위 역시 금융전산 사고가 발생하자 2013년 9월 '금융전산 망분리 가이드라인'을 배포했고, 같은 해 11월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개정해 망분리를 의무화했다. 이런 조치에 힘입어 국내 망분리 시장은 2014년 이래 꾸준히 성장했다. 2014년 300억 원대였던 국내 망분리 시장은 2018년(1074억원)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넘었고, 이후 3년만에 다시 2천억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망 분리는 소프트웨어적인 망분리(논리적 망분리)와 하드웨어적인 망분리(물리적 망분리)가 있는데 보안 당국이 논리적 망분리를 허용하면서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적인 망 분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 망분리 시장은 외산 솔루션(VM웨어, 시트릭스)을 국내에 공급하는 타임게이트, 나무기술, 굿모닝아이텍 같은 업체와 자체 국산제품을 공급하는 틸론 등이 있다.
타임게이트와 나무기술은 시트릭스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 중 양대 산맥이다. 타임게이트는 올해 건강보험공단을 비롯해 예탁결제원, 하나자산신탁, ABL생명, 케이뱅크,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망분리 농사'에서 큰 수확을 거뒀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유저가 1000유저에 달한다. 이미 타임게이트는 국민연금, 유진증권, 동부생명, 하나캐피털, 메리츠종금증권,교보증권 교보생명 등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김경철 타임게이트 부사장은 "시트릭스 제품으로 경쟁하고 있는 국내 경쟁사보다 많은 고객사를 확보했다"면서 "고객에 보다 좋은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급 인력 확보와 함께 자체 개발해 GS인증을 획득한 VDI 자동화관리포탈(TGVportal)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사장은 "보안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망분리 솔루션 분야는 우리가 국내 톱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타임게이트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한 나무기술은 올해 키움증권, 웅진, 페퍼저축은행, A손해보험사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나무기술은 가상화 통합관리 솔루션 'NCC(Namu Cloud Center)'를 앞세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NCC는 기업 요구사항인 인프라 가상머신(VM) 설치 자동화와 모니터링, 백업, 로그 분석 및 자료 전송 등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통합시켰다. 나무기술 관계자는 "VDI 배포 자동화와 통합관리 기능을 제공해 신속하고 안전한 업무환경과 보안을 제공한다"면서 "사용자는 ‘NCC’ 포털을 통해 업무 환경에 접속할 수 있으며, 인사 시스템 및 그룹웨어와 손쉽게 연동 가능한 SSO(Single Sign On)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VM웨어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기업 중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굿모닝아이텍도 올해 망분리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회사 전체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을 전망인데 이중 상당 부분이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VDI 매출 호조 때문이다. 김석영 굿모닝아이텍 상무는 "그동안 확보한 고객사가 140곳 정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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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업체 중에는 'D스테이션(Dstation)'이라는 제품을 공급하는 틸론 행보가 눈에 띈다. 'D스테이션'은 VM웨어, 시트릭스 제품처럼 컴퓨터 가상화를 전문으로 하는 제품으로 가상화 중 데스크탑가상화(VDI), 즉 사용자 PC를 가상화해 제공하는 제품이다.
특히 국내 가상화 업체 최초로 보안기능확인서(Verification of Security Function Test)를 최근 취득했다. 틸론은 우정사업본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베이스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춘성 틸론 본부장은 "공공과 민간(금융 과 의료 등)이 예전에는 논리적 망분리로 VDI를 도입했지만 현재는 개인정보 및 기업정보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VDI를 많이 도입하고 있다"면서 우리 제품 특장점은 독자적인 ATC프로토콜을 사용해 타사 대비 20~35% 절감된 가성비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