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의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 닻을 올리고 출항을 시작했다. GM 대규모 리콜 사태가 촉발한 경영실적 악화, IPO문제 등 산적한 경영현안에 대해 권 부회장은 어떤 경영전략을 구사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일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 사령탑으로 권영수 부회장이 선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 부회장에 대해 "배터리 사업에 대한 경험과 사업 통찰력이 높고 고객과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줄 수 있으며, 글로벌 사업 지위를 유지·강화할 수 있는 경영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권 부회장의 선임 배경엔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전략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앞서 권 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공로를 세운 바 있다.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10여개에서 20여개로 늘리는 성과를 비롯해 LG화학을 중대형 배터리 업계 시장 1위에 올려놓는 등 배터리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성장시켰다.
구 회장은 '믿을맨' 권 대표를 수렁에 빠진 LG에너지솔루션의 '소방수'로 낙점한 것. 구 회장은 권 부회장에게 "LG에너지솔루션을 맡아달라"고 당부했고 권 부회장은 흔쾌히 따랐다는 후문이다.
취임 이후 권 대표의 첫 행보는 오창 공장 방문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이전부터 현장경영을 중시해왔다”며 “이번에도 생산현장과 연구개발을 각별히 챙기고 직접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가장 큰 숙제는 기업공개(IPO) 문제와 GM전기차 화재 사태로 인한 저품질 배터리 신뢰도 제고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는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시기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도 잡히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 의문부호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 가치가 최대 100조원까지 점쳐지는 등 시장의 관심이 지대한 상황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1일 출근 첫날 기업 IPO와 관련해 “GM 사태 때문에 미뤄지긴 했지만, 이 문제는 합의가 됐다”며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목표엔 변함이 없다”고 IPO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LG화학 측 역시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발표에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IPO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GM 전기차 화재 사태로 인한 배터리 품질 신뢰도 제고 역시 권 부회장이 해결해야할 핵심 과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리콜 충당금 반영으로 지난 3분기 영업손실 3천728억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손 잡고 북미시장을 공략하는 등 패권 경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경영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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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GM 대규모 리콜 건을 비롯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지금까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올 상반기 수주 측면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뒤쳐지는 분위기"라면서 "권 부회장은 배터리 화재 문제에 대해 공정라인을 반드시 정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한 후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의 '즐거운 직장,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끌어 온 권 부회장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