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수장 오른 권영수 부회장...또 한번 해결사로 뜬다

"구광모 회장 의지와 믿음 담겨"...성공적 IPO·세계 일등 배터리 회사 도약 완수

디지털경제입력 :2021/10/25 18:40    수정: 2021/10/26 07:37

LG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새 사령탑에 권영수 ㈜LG 부회장을 선임하는 깜짝 인사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권 부회장은 2018년 6월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할 당시 LG유플러스 대표이사에서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기면서 지주사 전반을 맡아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구조 개편 등 미래 준비의 밑그림을 그려왔던 핵심 인물이다.

그룹 오너를 가까이서 보좌하면서 40대 총수 체제를 맞아 새로운리더십 다지기가 필요했던 구 회장이 권 부회장을 낙점했고, 또 그동안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과 안정적 궤도 안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사진=LG)

이번 그의 LG엔솔 대표이사 선임도 구 회장의 신임이 깊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작년 연말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로 출범한 LG엔솔은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4개의 연이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공장 설립과 수주물량 200조원 규모를 순조롭게 공급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앞으로 시장 선점과 사업 지속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재무통인 권 부회장이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그룹의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고, 각 사업 부문의 세계 최고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고객사 추가 확대를 통한 세계 일등 배터리 회사라는 시장 지배력을 강화는데에 권 부회장 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게 그룹의 판단이다.

LG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는 워낙 대형 인사라 깜짝 놀라는 분위기"라며 "최근 GM 전기차 리콜 사태 등 앞으로 LG엔솔이 시장과 기술적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글로벌 일등 배터리 회사로의 도약을 완수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권 부회장이 구 회장의 근거리에서 보좌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권 회장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적지 않다. 이번 인사도 그런 측면이 있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1979년 LG전자 입사 후 LG전자 재경부문장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핵심 사업 전반을 두루 거친 권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2008년 LG디스플레이를 이끌면서 당시 LCD 경기 둔화와 업계 반독점 위반조사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체질 개선을 통해 1조7천35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LG그룹은 한두달 전부터 LG엔솔의 후임 CEO를 논의한 끝에 권 부회장을 낙점했고, 시급한 현안과 내년도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11월 말 정기 인사에 앞서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권 부회장 후임 인사는 다음달 말이나 12월 초 정기 인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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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권 부회장의 LG엔솔 행을 놓고 일각에서는 내년 취임 4년차를 맞는 구광모 회장의 홀로서기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이끄는 LX그룹과의 계열 분리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LG의 미래 사업도 배터리·전장 사업을 통해 윤곽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3년 전 나이 마흔에 취임한 구 회장이 그동안 그룹 전반의 경영 과제와 미래 방향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과도기가 어느 정도 끝이 났다는 의미가 아니겠냐"며 "선대 회장때부터 투자해 온 배터리-전장, OLED, 5G 등 미래 주력 사업의 궤도 안착과 결실을 맺기 위한 구 회장의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