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제페토'·카카오는 '공동체'…메타버스 힘준다

카카오 "엔터·게임 등 개별 계열사 역량 집결"·네이버 "2억4천만 이용자 '제페토'"

인터넷입력 :2021/11/13 08:51    수정: 2021/11/15 15:12

네이버, 카카오가 금융, 커머스, 콘텐츠 등을 넘어 차세대 대표 산업군으로 떠오른 메타버스에 함께 올라타면서 경쟁의 장을 넓혀가고 있다. 네이버가 일찌감치 제페토로 국내 메타버스를 선도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계열사 개별 역량을 한데 모아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는 지난 9일 출범한 민간 주도 메타버스 대표 사업자 단체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K-META)’에 합류했지만, 다소 다른 행보를 보였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직접 임원사로 참여하기보다, 계열사 카카오게임즈를 앞세워 협회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카카오엔터·게임즈 역량→카카오 '메타버스'

카카오는 최근 들어 메타버스에 부쩍 힘을 주기 시작했다. 지난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넷마블 메타버스 자회사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부터다. 넷마블의 캐릭터 지식재산권(IP) 개발력을 토대로, 메타버스 세계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활용하기 위한 초석을 먼저 다지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는 음악 플랫폼 멜론과 함께, 웹툰·웹소설에서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인기 웹툰 주인공을 내세워 아바타로 만들면서, 메타버스 경쟁력을 확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넷마블의 캐릭터 제작 능력과 카카오의 글로벌 밸류 체인이 만나 메타버스에 또 다른 파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게임이다.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활용한단 점에서 메타버스와 게임은 공통분모가 많다. 금번 발족한 메타버스 협회에 카카오게임즈를 내세운 점도, 게임으로 '카카오판' 메타버스 사업을 구현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공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카카오는 개별 사업별로 힘을 키워 메타버스를 집대성한다는 방침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카카오는 공동체에서 역량을 집중 시켜,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라고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메타버스 사업에) 직접적으론 카카오게임즈가 준비하고 있지만, 카카오 공동체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네이버, '제페토'에 힘 싣는다

네이버는 제페토를 키우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방향이다. 2018년 출시한 제페토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면서, 네이버는 국내 메타버스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페토는 아바타가 활동하는 메타버스 세계다. 크게 ‘제페토 월드’ ‘제페토 스튜디오’로 나뉜다. 순서대로 게임과 만남, 수익 창출 공간으로 각각 활용된다.

현재 누적 가입자수는 약 2억4천만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중국, 일본 등 해외 이용자수 비중이 90%가량이다. 네이버는 제페토에서 메타버스를 키우기 위한 청사진을 그릴 전망이다. 네이버 내부 역량을 2억명을 웃돈 국내외 이용자를 확보한 제페토에 이식하겠단 것.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는 “웹툰 IP를 활용, 제페토와 협력해 메타버스로 확장할 것”이라며 “제페토에 정기 구독 상품 수익 모델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라인과 네이버가 공동 개발 중인 ‘하이퍼 클로바’도 제페토를 한층 단단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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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클로바의 이용자와 캐릭터를 이어주는 음성 대화 기능이 제페토 아바타는 물론, ‘버츄얼 휴먼(가상 인간)’ 개발에 적용되는 등 진일보한 시스템을 불어넣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페토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가 협회에 합류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양사가 다수 이용자를 기반으로 경쟁보단 수평적 관계를 통해 플랫폼 연동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국내 메타버스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