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나 조류처럼 꿀벌도 장수말벌(Vespa mandarinia, 살인말벌)이 나타났을 때 큰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정보는 과학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얼럿, 라이브사이언스를 비롯해 IT 매체인 기가진 등을 통해 소개됐다.
살인말벌은 집단으로 꿀벌의 둥지를 덮치고, 유충을 죽이는가 하면, 애벌레를 자신들의 둥지에 가져가 어린 말벌에게 먹이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말벌은 일본, 인도, 동아시아까지 널리 분포해 있으며 매우 강한 독과 높은 공격성은 인간에게도 매우 위험하다. 몸길이는 여왕벌이 40~55mm, 일벌이 27~40 mm, 수벌이 27~45mm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웰즐리 대학에서 생물 과학을 연구하는 헤더 마틸라(Heather Mattila) 부교수는 동물의 배설물을 집주위에 발라 말벌로부터 몸을 지키는 행동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틸라 교수는 둥지 근처에서 꿀벌의 소음이 커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그는 동료들과 “살인말벌이 나타났을 때 혹은 떠난 직후 꿀벌의 비명이 커진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약 3개월 간 3개의 양봉장 지역에서 꿀벌의 음성을 녹음했다. 그리고 오디오를 시각화하는 도구를 사용해 꿀벌의 소리를 목록화 했다. 끝으로 꿀벌의 소리를 둥지 밖에 있는 장수말벌 등의 천적 활동과 대조하고 특정 소리의 패턴과 천적의 활동을 연관 지을 수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등검은 말벌(Vespa velutina)과 같은 다른 말벌보다 살인말벌이 나타났을 때 꿀벌은 보다 크고 격렬한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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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기본적으로 천적이 나타나지 않아도 “슈”와 같은 소리를 내는데, 살인말벌이 나타나자 소리가 커진 불협화음이 발생했다고 연구자는 전했다. 또 살인말벌이 둥지 근처에 왔을 때 내는 특정 소리도 존재하고, 규칙적인 패턴을 없지만 몇 번이나 반복된다는 특징도 발견했다. 이 소리는 주파수가 급격히 변화해 전체적으로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도 알아냈다.
아울러 연구자들은 살인말벌의 냄새를 스며들게 한 종이를 이용해 꿀벌의 행동을 관찰했더니 똑같이 비명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자들은 포식자에 대한 꿀벌의 비명이 갖는 역할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