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규모 택지 개발이나 부동산 개발로 발생하는 이익을 기초자산으로 한 가상자산을 만들고, 이를 전 국민에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수 권력집단이 개발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막고 국민에 새로운 자산증식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 시장을 만들어, 디지털금융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이 후보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간담회에 참석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한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 방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8일 선대위 회의에서 "부동산 불로소득·개발이익을 특정 소수 부패세력이 독점 못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전 국민 부동산 개발이익 공유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 후보는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후보는 "소수의 권력자들과 권력과 유착한 토건 비리 세력들이 (개발이익을) 독점하면서 국민에 게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고통을 안겨주고, 본인들은 자산축적의 기회로 만들어 왔던 게 사실"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 이익을 저항없이 환수해 국민들에게 완전하게 돌려드리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존의 제도로는 개발이익 환수가 쉽지 않아, 새로운 기술인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이 후보와 당의 진단이다.
이 후보는 "기존 제도안에서는 (개발이익 환수가) 쉽지 않다"며 "(업체들이)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부풀리고 조작해 이익이 없다고 해버릴 수 있고, 정치적으로도 온갖 제도를 민간개발에 유리하도록 해 민간개발을 하게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은 대규모 택지 개발, 부동산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전 국민에게 가상자산을 지급하고 전 국민이 이 것을 가지고 거래를 하는 일종의 가상자산 시장을 형성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심도깊게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대규모 개발이 결정되면 개발 이익에 대한 지분을 담은 가상자산이 발행하고, 국민 누구나 이 것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단 아이디어다.
부동산 개발 '국민주'를 가상자산으로 발행한 것 같은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정부는 1980년대 후반 포항제철과 한국전력을 민영화하면서, 정부가 가진 지분을 국민에 배정해 1인당 10~20주씩 가질 수 있게 했다.
이 후보는 이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생겨나는 것도 부수적이지만 중요한 효과라고 짚었다.
이 후보는 "모든 국민들에게 10주~50주를 똑같이 주고, 시장에서 현금을 주고 사든지 자기 권리를 팔든지 할 수 있게 하면 하나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개발 이익은 개발 이익대로 국민에게 배분이 되고, 부수적이지만 더 본질적인 가상자산·코인 시장이 생겨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시장 외면하면 시대에 뒤처지는 원인 될 것"
이 후보는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 "가상자산 시장을 부인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계획의) 일부를 공개했는데 '허황되다, 가상자산 하면 안 된다, 청년들 위험하니까 막아야 한다'는 아쉬운 논의가 훨씬 많았다"며 "하지만, 전 세계에서 실제 가상자산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사람이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하고 거래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외면하고 부인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금융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고 현실이 되고 있는데 우리가 외면하고 규제하고 막기만 하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전 세계인이 인정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만들어내고 그 것이 유통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지도록 가상자산 시장 질서를 정상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후보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서도 유예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을 터부시하다보니까 조세 제도에서도 불이익을 주려는 경향이 있다"며 "가상자산 투자 양도차익에 대해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보호 보다 과세를 우선시 하려는 모습 때문에 국민이 실망하고 원망하고 분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과세는 주식양도소득세 부과하는 시점과 맞춰 1년 연기하는 게 맞다고 보고 당에 요청드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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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기본 공제액 대폭 상향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우리 자체 가상자산 거래 시장과 가상자산을 창출해서, 전 세계인이 K-코인이 안전하고 과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