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백신 임상 부실 의혹…방역당국 "회사·해외 반응 봐야"

국민 2천만명 접종한 백신…식약처, 사태 주시하지만 정보 확보 난항 불구 선제 조사 미비 소극적 태도 아쉬워

헬스케어입력 :2021/11/10 14:27    수정: 2021/11/10 15:16

최근 파문이 일고 있는 화이자 백신의 임상시험 의혹과 관련, 방역당국이 화이자의 공식 입장 및 해외 허가청의 조치 여부를 보고 후속조치 등을 판단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 국민 2천만 명 이상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란 지적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사진=미CNBC 뉴스 캡처)

이번 논란은 지난 2일 영국의학저널(BMJ)이 화이자-바이오앤텍 코로나19 백신(BNT162b2) 임상시험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임상 참여자 부작용 후속조치가 미흡했다는 내부 폭로에 기반한 탐사보도를 게재하면서 비롯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10일 “화이자의 공식 입장이 어떻게 나오는지와 문제가 제기된 영국 등 외국에서의 허가청의 입장 변화를 살필 것”이라고 지디넷코리아에 밝혔다.

허가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화이자 백신 내부 고발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디넷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화이자 본사 차원의 대응은 없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BMJ의 보도에 대해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기반으로 쓰여졌다”며 “화이자 본사에서도 대응은 안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랄프 르네 라이너르트 글로벌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사장은 국내 언론에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며 “의혹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백신사업부 차원의 입장 표명으로 회사의 공식 대응으로 보기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방역당국은 화이자 백신 내부 고발건에 대해 화이자의 공식 반응과 해외 규제당국의 입장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사진=보건복지부)

결국 화이자 측의 대응 여부가 불투명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별다른 입장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방역당국 역시 이 사안을 흐지부지 넘어갈 공산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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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우리 국민의 수는 2113만2천477명에 달한다. 

정부는 화이자 백신 내부 고발건에 대해 “계속 정보를 수집·분석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 절반 이상이 화이자 접종을 한 상황에서 국민 불안을 잠재울 책임이 있는 방역당국이 지나치게 백신 개발사와 해외 규제당국의 눈치를 살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