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주식 10% 매각" 소동…억만장자세 뭐길래?

깜짝 트위터 투표에 논란 확대…론 와이든 "합당한 과세 필요"

인터넷입력 :2021/11/08 15:48    수정: 2021/11/08 16:1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문제를 놓고 많은 논의가 오갔다. 그래서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을 제안한다.” (일론 머스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세금을 내야 할 지 여부를 트위터 여론조사로 결정해서는 안된다. 이제 억만장자 소득세를 도입할 때가 됐다.” (론 와이든 의원)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 7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식 10% 매각 여부를 묻는 트위터 여론조사를 하면서 ‘억만장자 소득세’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머스크는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문제를 놓고 많은 논의가 오갔다. 그래서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을 제안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 투표에는 총 350만명 가량 참여해 58%가 찬성표를 던졌다.

머스크의 깜짝 행보에 '억만장자 소득세'를 추진하고 있는 론 와이든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세금을 낼지 여부를 트위터 투표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제 정말 억만장자 소득세가 필요한 때가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베조스·머스크 등 주식 갑부들에도 정당한 과세 필요" 

‘억만장자 소득세’는 론 와이든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제안한 법안이다.

핵심 골자는 주식·채권과 미실현 이익에 대해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조스처럼 회사에서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주식으로 부를 챙기는 억만장자들이 주타깃이다. 

최근 3년 연속 수입 1억 달러를 넘어섰거나, 자산 가치 10억 달러를 웃도는 사람들이 과세 대상이다. 미국 내에선 700명 정도가 이 법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든 의원이 이 법안을 제안한 직후 비영리싱크탱크인 예산및정책우선순위센터의 척 마는 제프 베조스를 사례로 왜 억만장자 소득세법이 필요한 지 설명했다.

론 와이든 의원

척 마의 계산에 따르면 ‘억만장자 소득세’가 적용될 경우 주식 미실현 이익 등을 포함한 베조스의 과세 기준은 100억 달러에 이른다. 그 동안 베조스는 공개된 연봉 8만 달러를 기준으로 소득세를 납부했다.

자산이 더 많은 일론 머스크는 베조스보다 훨씬 더 심한 경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막 시작되던 지난 해 3월 일론 머스크의 자산은 250억 달러였다. 그런데 현재 머스크의 자산은 3천180억 달러로 불어났다.

1년 8개월 만에 12배가 증가한 셈이다. 테슬라 주식이 폭등하면서 최근 3주 사이에만 1천90억 달러가 늘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미국의 현 세금제도 하에서는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는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머스크, 2018년 소득세 8410달러…억만장자세 적용땐 5년간 50억 달러"

UC버클리대 경제학자인 가브리엘 저크만은 일론 머스크가 왜 억만장자 소득세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하는 지 꼬집었다.

“머스크가 2018년 납부한 연방소득세는 8410달러였다. 하지만 억만장자 소득세가 도입될 경우 향후 5년 동안 500억 달러 가량 세금을 내야 한다.”

그렇다면 머스크가 현재 세제에 따라 주식을 매각할 경우 어느 정도 세금을 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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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1억7천49만주를 갖고 있다. 10%를 매각할 경우 1704만9천주다. 5일 테슬라 종가 1,222.09달러를 기준으로 할 경우 대략 208억 달러 수준이다. 이 가격에 매각할 경우 세금은 약 50억 달러를 내게 된다.

머스크는 처음 테슬라에 투자할 때 주당 49센트를 지불했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5대 1 액면 분할을 단행했다. 따라서 현 주식을 기준으로 할 경우 머스크가 투자한 돈은 주당 10센트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