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연말 신형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보급형과 플래그십 제품을 연이어 출시할 전망이다. 최근 2년 사이 전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가 다시 두자릿수 점유율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겨냥한 신형 엑시노스 1280을 출시할 예정이다. 4일(현지시간) 유명 IT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는 트위터를 통해 "엑시노스 1280은 5나노미터(nm) 공정으로 제조되며, 이전 제품인 엑시노스 1080 보다 사양은 더 낮은 제품"이라고 전했다.
엑시노스 1080은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5나노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의 첫 제품이다. 당시 중국 상하이에서 이벤트를 개최해 공개했듯이 비보, 오포 등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신형 엑시노스 1280 또한 중화권 중저가 스마트폰을 겨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이어 삼성전자는 연말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겨냥한 엑시노스 2200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AP는 올 1월 출시된 엑시노스 2100의 후속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엑시노스 2200은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에 출시 예정인 갤럭시22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다.
엑시노스 2200은 AMD와 협력해 개발한 GPU가 탑재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GPU에는 커스텀 RDNA2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 IP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CPU는 Arm의 코어텍스-X2 코어 1개, 코어텍스-A710 코어 3개, 코어텍스-A510 코어 4개로 구성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그간 퀄컴의 스냅드래곤의 제품 대비 전력소모가 높고, GPU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업계의 평가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디어텍의 점유율을 되찾고, 갤럭시 S시리즈의 엑시노스 탑재 비중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 삼성, 전세계 스마트폰 AP 점유율 7%로 하락…성능 강화로 반등 목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이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AP 점유율에서 2019년 삼성전자는 14%대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애플을 앞지르고 3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면서 올 2분기 점유율 7%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요인은 미국의 화웨이의 제재 영향으로 미디어텍이 수혜를 입고 점유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은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AP 점유율 1위에 올라섰으며, 올 2분기에는 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또 그간 삼성전자는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내수용에 엑시노스를 탑재해 왔으나, 성능 열세로 최근 퀄컴 AP 탑재율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경우 엑시노스 성능 저하로 전량이 스냅드래곤의 AP로 탑재된 바 있다. 갤럭시S21 내수용과 폴더블폰 갤럭시Z3시리즈 또한 스냅드래곤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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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의 신형 엑시노스의 성능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해도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구글과 오포가 자체 스마트폰 AP 개발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미 자체 개발한 AP '텐서'를 지난 10월 출시된 스마트폰 픽셀6시리즈에 탑재했다. 오포는 2023년 또는 2024년에 독자 칩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칩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가 독자 칩을 개발하고 직접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란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