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의원 "가상자산 과세 준비부족...1년 유예해야"

"사회적 합의 없는 과세...조세저항만 불러올 뿐"

컴퓨팅입력 :2021/11/02 14:00    수정: 2021/11/03 10:13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이자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팀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상자산 과세를 1년간 유예해, 주식시장 (양도소득세 부과) 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세법개정에 따라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50만원이 넘는 양도 차익에 대해 20% 세율로 과세할 예정이다. 주식 거래에 대해서는 2023년부터 5천만원이 넘는 거래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가상자산 거래 과세가 주식 거래에 비해 준비 기간도 촉박하고 기본공제액도 적어 개정세법 발표 이후 꾸준히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가상자산 과세 유예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진=김병욱 의원실)

이날 김 의원은 아직 준비가 미흡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조세 원칙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현재 가상자산은 개념 정의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정의에 따라 과세 범위와 분류가 달라질 수 있어 개념 정의가 중요한데 기본 조차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또 "과세는 국민의 재산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만큼 납세자들의 상식에 부합하는 수준에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며 "그런데 현재 과세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거래소마저 과세 시스템을 마련하지도 못한 상황이고, 형평성 차원에서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은행실명계좌를 획득해 원화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 4곳 중 2곳은 아직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수리도 되지 않은 상태다. 

김 의원은 "신고수리가 언제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과세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라는 것은 누가 봐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성급한 과세 추진은 납세자의 조세저항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현재 정무위에서 가상자산 이용자는 보호하면서 건전한 시장을 조성할 수 있는 법안들이 발의돼 논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법안이 통과된 이후 (가상자산 과세를) 논의되는 것이 순리이고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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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앞서 민주당 가상자산TF 및 대정부질문,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사회적 합의가 없는 과세 추진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정부질문에서 "과세방침은 작년 정기국회에서 여야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서 입법이 끝났고, 가상자산 시장규모가 거의 코스피 시장 맞먹거나 더 높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과세를 늦추는 것은) 과세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며 유예 불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