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블록체인협회가 내년 10월 1일 시행예정인 '가상자산(암호화폐) 과세'를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가상자산 사업자들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을 반영해 달라는 입장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14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일을 주식 양도소득세 확대 시행일과 같은 2023년 1월1일로 유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가 제출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거주자의 경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되 기타소득금액에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100분의 20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으로 과세하도록 했다. 비거주자의 경우 가상자산 양도· 대여·인출로 발생하는 소득을 국내 원천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되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하여 양도·대여·인출하는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원천징수 의무를 부여 하기로 했다. 그 시행일은 내년 10월 1일부터이다.
하지만 협회는 가상자산사업자들의 과세 협력 준비를 위한 합리적인 기간이 필요한 만큼 내년 10월 1일 시행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가 수리된 후에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권한이 생기는 데, 그 시점이 내년 9월 말까지다. 당장 한달 뒤인 10월에 과세자료를 추출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협회 측은 “업계는 가상자산으로 인한 소득에 과세하는 것은 조세원칙에 부합하며 이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자 하지만, 과세에 협력하기 위해서는 개별거래소의 과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하는 만큼 그 시행시기가 너무 촉박하여 업계 준비가 불가능하거나 미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또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특금법 신고준비와 과세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는 부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금법 신고 준비를 위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획득과 실명계좌확보가 필요하다. 과세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각 거래소별로 모든 이용자를 거주자·비거주자로 구분하고 개인별⸱기간단위별 거래내역 데이터를 과세자료 형태로 산출하는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협회 측은 "사업 존속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동원하여 특금법 상 신고 수리 준비와과세협력 시스템 구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업계의 부담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이에 협회는 주식의 양도소득세 확대 시행일과 동일하게 가상자산 과세를 2023년 1월 1일로 미뤄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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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이러한 업계 현실을 대변하고자 관련 개정법안이 제출된 국회 소관 기획 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실에 위와 같은 의견을 전달하고 과세유예를 요청 중에 있다.
오갑수 회장은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들이 내년 3월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사업 존속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과세 인프라도 갖추어지지 않아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업계가 성실하게 과세협력을 이행하고 국가경제와 세수 확보에 장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합리적인 준비 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